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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와 목아자

  • 이주현
  • 입력 2009.03.16 16: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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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수의 향기가 아닌 악취만 풍기는 교회
“예수 없는 한국교회”, 이는 얼마 전 한 중앙일간지에 실린 칼럼 제목이다. 그 칼럼이 게재된 때가 대형교회의 담임자 세습 문제로 한참 시끄러울 때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교회와 예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한국교회에 예수가 없다”는 그 글은 충격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혹자는 철없는 한 칼럼니스트의 섣부른 판단이나 한국교회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로 받아드릴 수도 있는 일이다. 어떤 목사는 이를 두고 대형교회에 대한 핍박이라며 엄살을 떨기도 한다. 차라리 그랬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즉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아니라고 발버둥을 쳐도 세상 사람들은 이미 다 그렇게 인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여론조사기관에서 한국 직업인의 정직도를 조사 발표한 적이 있다. 나름대로 정직을 가장 큰 덕목 중 하나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목회자로서 흥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의외였다. 신부와 스님, 그리고 언론 방송인 다음으로 5등이었기 때문이다. 이 땅에 25%의 인구가 기독교인이라고 하면 그 교인들마저 목사들의 정직도에 등을 돌렸다는 계산이다. 그러니 목사들과 일부 교인들 말고는 “한국교회에 예수가 없다”는 말에 쉽게 동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받아드리고 뼈를 깎는 참회와 각성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사실이 그렇다면 얼추 그려지는 교회의 그림이 참으로 가관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결국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뜻일 터이다. 그러나 “예수 없는 한국교회”라는 말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 아닌가? 이미 신뢰를 잃고 계몽도 못하고 오히려 이 사회와 역사의 발전을 방해하는 지탄받는 대상이 되었다는 말이다. 빛과 소금이 아니라 연기만 풀풀 날리고, 예수의 향기가 아니라 악취만 풍기는 교회 말이다. 선교 초기 이 민족을 계몽하고 억눌려 사는 민중들의 한을 달래며 민족의 정기를 되살려내던 자랑스런 전통은 어디로 간 것일까?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시장자본주의 경제 원리에 편승한 천박한 성장 부흥 논리 때문일 수도 있다. 우선 크고 보자는 논리엔 예수의 정신이 뒷전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사람들의 일반적인 종교성과 세상적인 욕구를 적당히 얼버무려 충족시켜주는 신비화, 미신화 된 기독교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책임자가 있는데 그게 바로 목회자들이다.

 조성기 씨의 소설 ‘야훼의 밤’을 읽다가 ‘목회자 와 목아자’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다. 목회자(牧會者)란 뜻 그대로 회중을 돌보는 이다. 여기에는 희생과 섬김, 겸손 등, 사랑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목아자(牧我者)란 자기 잇속을 챙기는 이다. 말로는 양떼를 돌보는 목자를 사칭하며 실제로는 자기 잇속을 철저히 챙기는 목사들을 두고 한 말이다. 말은 하느님의 교회라며 하느님의 절대적 권위를 주장하지만 온갖 편법을 동원하여 자기 자식들에게 교회 담임을 물려주는 약아빠진 대형교회 목사들, 겉으로는 겸손을 말하면서 수천만 원의 교인헌금으로 사오다시피한 가짜 박사 가운을 입고 설교하는 목사들을 두고 한 말이다. 거기에는 사랑의 원리도 없고 또 예수의 정신도 없다. 단지 권모와 술수, 미신과 광란의 연출만 있을 뿐이다.

 최근, 수원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하는 침례교회의 k목사가 서울 상암동 월드컵구장까지 가서 수만 명의 관중과 각종 언론 중계를 받으며 부활절 설교를 했다. “부활의 영광과 월드컵의 승리”라는 말 자체에 대하여 심사가 뒤틀려있었기에 관심은 없었지만 들려오는 이야기가 참으로 기가 막힌다. 입장을 할 때 정치인(이회창씨)을 앞세운 것 까지는 눈을 감아주겠다. 하지만 같은 목사로서 도저히 봐줄 수 없는 부분이 연출되었다고 한다.

“...하나님이 도우셔서 미국은 자살골을 넣을 것이고 폴란드 전에서는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결국 한국이 16강에 오르게 될 것을 믿으시면 아멘하시기 바랍니다.... 페널티킥도 못 넣는 선수가 있다면 한강에 빠져야 한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요! 그 자살골을 넣게 하고 패널티 킥을 통해 16강에 진출하게 하는 그 하느님이 도대체 어떤 하느님이신지 정말 궁금해서 환장을 할 노릇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인들의 권모술수와 C일보의 무책임하고 무지한 행태를 어쩜 그렇게 쏙 빼닮았는지... 가장 엄숙하고 경건하게 보내는 부활절에 울려 퍼진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한국교회 목사의 설교도 아니고 웅변연설도 아니고 개그도 아닌 괘변을 들으며, 누가 한국교회에 예수가 있다고 하겠는가? 말은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하지만 예수의 정신도 없고 진리도 아닌 억지와 괘변을 일삼는 목회자 아닌 목아자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나만의 심사일까?
 
위글은 2002년 5월4일자 '수원신문'에 실린 '종교칼럼'으로 필자의 허락을 얻어 게재 합니다
 
이주현 프로필
수원소재 기독교대한 감리회 매원교회 부목사로 재직중이며, 경기 민주언론시민연합 초대 사무처장을 거처 현재 공동대표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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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

  • 먹사2009-03-18 10:20:54

    목아자라는 말보다 더욱 적절한말이 있습니다."먹사"라는 말이지요.한국속담에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다 라는 말이 있지요.전후 좌우 생각할것없이,청탁불문 무조건 먹는것,이것이 한국개신교 먹사정신입니다.이런먹사정신으로 충만한 한국개신교계에 무슨 예수교인이 있겟습니까,연목구어 이지요.

  • 평신도2009-03-17 12:17:54

    목아자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네요 예수님이 말씀한 삯꾼목자도 삯을위해 일하지만 목아자보다는 낳을듯싶은데, 정말 이러한 냄새나는 교회에 예수님이 계실지 의문입니다.
    창세기에보니 죄악이 관영할때 하나님은 홍수의 심판을 내리시던데.....,
    하나님은 언제까지 참으실까요 ? 저희라도 각성하고 깨어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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