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난을 통한 지파가 메시야를 탄생시켜
여러해 전 한 미국인 친구가 ‘한국교회의 잠재력이 무엇이냐?’라고 물어 와서 고난을 극복한 경험이라고 말해 준 바가 있다. 사실 우리에게 숱한 고난과 시련을 통과해 온 역사야말로 우리 민족과 한국교회의 잠재능력임이 분명하다고 지금도 믿고 있다.
스위스용병들의 정신
고난은 우리로 하여금 삶을 깊이 생각하게 만들고 주어진 시련 앞에서 물러 설 줄 모르는 용기 마져 갖게 한다. 유럽에서는 스위스출신의 용병들이 유명하다. 로마 교황청이 경호요원으로 전통적으로 스위스용병을 고집하는 것도 그 유별난 충성심에서 기인한다. 과거 프랑스의 루이 왕조가 몰락하는 시민혁명의 과정에서 끝까지 왕정의 보호를 위해 충성을 다한 사람들도 권력의 혜택을 누린 귀족들이 아니라 스위스 출신의 용병들이었다.
전원 전사라는 끔찍한 결과를 낳았지만 그들은 자기들을 고용한 군주들을 위해 끝까지 충성했고 자기본분을 다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이런 스위스 용병들의 정신은 알프스의 산악지대로 형성된 험준한 영토에서 기인한다는 설이 설득력이 있다. 험악한 자연 환경 속에서 끈질긴 인내와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국민정신이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역사는 성경에서도 많은 예를 발견한다.
애굽을 떠나 가나안에 도착한 이스라엘은 매우 낯설고 실망스런 환경에 부딪친다. 가나안은 생각보다 훨씬 살기 힘들고 완전한 정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고비가 너무 많았다. 땅은 분배되었지만 아직 그 땅에는 블레셋을 비롯한 토착민들이 남아 있으면서 기득권과 연고권을 주장하고 완강히 저항하였다. 이런 사정 속에서도 정착작업은 진행되어 갔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정확한 인구조사를 통해 분배할 땅의 크기를 정하였고 제비를 뽑아 지역을 할당하였다. 그 결과로 가장 난감하게 된 것이 유다지파였다.
그들은 20세 이상의 남자들만 76000명이나 되는 최대의 지파였다. 그런데 그들이 제비뽑아 배정된 땅이 지금의 예루살렘 베들레헴 헤브론 등이 위치한 남부 산악지대였다. 지금은 이곳들이 가장 유명한 곳이 되었지만 당시는 도저히 정복이 쉽지 않은 험준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유다지파의 당혹감과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민13,14장에서 12정탐꾼이 정탐한 후 도저히 정복하기 어렵다고 보고한 지역이 바로 이 지역들인 것을 보면 유다지파의 고민이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들은 고민과 실망에 마냥 빠져 있지 않았다.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고 했던 갈렙처럼 유다지파는 험준한 산지를 자기들의 것으로 만드는 일에 성공한다. 예루살렘은 강력한 여부스족이 끝까지 저항했지만 기어이 점령하여 다윗시대에 가서 새로운 수도로 삼으면서 오늘의 영광스러운 도시를 만들 수 있었다.
유다지파와 단지파
하나님은 믿음으로 고난과 시련에 담대하게 도전하던 유다지파를 축복하셨다. 결국 그들이 다윗왕가를 생산해 내고 결국은 메시야를 탄생케 하시는 은총을 입는 지파가 되게 된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은 지파가 있다. 단 지파이다.
원래 단 지파가 분배받은 땅은 지중해 연안에 인접한 아름답고 비옥한 땅이었다. 원래 성지에서는 지중해 연안에 인접한 땅이 많은 이슬의 양 때문에 가장 비옥한 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단 지파가 분배받은 땅은 블레셋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요지였기 때문에 점령이 쉽지 않았다. 그들은 좀더 저항이 적은 지역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북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그들은 끝내 갈릴리북쪽의 헬몬산 아래 지역까지 밀려가서 정착하게 된다. 이 곳이 단 지역으로 불리면서 이스라엘 영토 전부를 말할 때 ‘단에서 브엘세바까지’라고 표현하게 된 것이다.
후일 왕국이 분열된 후 이 곳은 우상숭배의 본거지가 되었고 헬라와 로마의 시대에는 갖가지 사상과 종교에 문호를 개방하여 가장 종교적 혼합이 심각한 지역으로 알려 지더니 빌립보 가이사랴로 불리우게 된다. 현실을 두려워하고 쉽고 안일한 것만을 추구하던 나약한 자들의 종말이 이러함을 성경은 단 지파의 비극적 역사를 통해 말씀하신다.
현실의 어려움을 두려워하여 도피하고 책임 앞에 비겁하고 게으르기 시작하면 삶의 창조적 능력을 결코 기대할 수가 없다. 남부 산악지대를 분배받았으면서도 고난과 시련앞에 용감히 도전했던 유다지파의 결국과 가장 좋은 땅을 분배받았으나 결국 고난을 포기한 것 때문에 가장 부끄러운 지파가 되어버린 단 지파의 비극을 보면서 고난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다시 점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손달익목사는 서문교회담임목사이며, 생명목회협의회 회장이기도 하다. 손목사는 80년대 중반 아테네한인교회를 담임했고, 히브리대학과 아테네대학에서 공부하여 히브리어와 그리이스어에 능하다. 총회서기를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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