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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가 혼돈에 빠진 이유

  • 황규학
  • 입력 2010.01.18 15:43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사실과 가치를 혼돈하고 국가법을 교회법보다 우선시 했다
감리교의 사태는 교리와 장정의 위반, 사실과 가치, 국가의 권위와 교회의 권위, 개인의 권위와 단체의 권위,  종교법과 국가법, 행위와 믿음의 혼돈속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리교가 혼돈에 빠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불법을 지적하기 위하여 불법을 사용한 데 있다. 
 
김국도목사와 후보자격과 관련, 법조항을 교단내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사회법정으로 간 것 자체가 교리와 장정을 위반한 것이다. 형법에서 경찰이 범인을 잡기 위하여 함정수사를 하면, 이는 절차에 하자가 있어서 무죄로 판결이 난다. 함정수사는 형사소송법상 요구되는 적법절차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즉 범인을 잡는다고 경찰들이 위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다음과 같다.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하여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에 불과한 수사방법이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함을 면할 수 없고, 이러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1247 판결 등 참조).
 
이번에 일부 감리교도들이 김국도목사를 낙마시키기 위하여 행한 방법은 함정수사와 마찬가지로 교단의 헌법을 위반하여 사회법정으로 간 것이다.  불법을 밝히기 위하여 불법을 행하는 것은 불법인 것이다. 불법을 밝히는 수단과 방법 절차가 정당해야만 합법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이는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이다. 몰래 녹음을 하는 것은 법정증거자료로 채택이 되지를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녹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당하지 않았다는 가치판단으로 인해 사실성의 효력이 없어지는 것이다. 사실이 아니라고 가치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감리교사태는 처음부터 불법을 지적하기 위해서 합법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했는데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교단법정을 인정하지 않고, 바로 사회법정으로 간 것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이다. 감리교교리와 장정은 (884)제 3조(범과의 종류) 2항에서 교회재판을 받기 전에 교인 간 법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범과라고 언급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가치의 문제를 사실로 판단했다. 
 
일부 감리교도들은 사실과 가치를 오해했다. 일반법은 가치보다 사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물론 헌법은 가치의 문제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인간존엄과 기본권에 대한 가치이다.  민법, 형법, 국제법, 상법,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 등은 인간 가치의 문제보다 현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국가법은 사람들과 관련한 사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반면, 교회법은 하나님나라와 관련한 가치의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국가헌법은 인간에 대한 가치를 다루지만, 교회법은 하나님나라에 대한 가치를 다루고 있다. 접근 방법조차가 다르다. 교리와 장정이라고 했을 때는 감리교 교리와 교리에 토대를 둔 정관을 말한다. 그래서 교리와 장정은 사실의 문제에 국한한 법이라기 보다는 감리교의 신학과 성경에 토대를 둔 종교적 가치를 띤 정관이다. 하나하나의 조항은 사실을 지향하는 일반 법률의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지향하는 종교적 교리의 속성을 띠고 있다.
 
이번에 국가는 인간을 상대로 하는 사실의 법의 준거틀을 갖고서 하나님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가치의 법을 해석한 것이다. 이는 감리교가 가치의 조항을 사실의 토대를 둔 국가법에 맡겨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리교회는 큰 실수를 범한 것이다.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추구하는 교회에서 발생한 일은 사실이 아니라 가치에 토대를 둔 교회법을 갖고 해석을 하고 판단을 해야 했다.
 
세 번째, 단체의 권위보다 개인의 권위를 우선시 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하여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단체의 결정이나 판단보다 개인의 결정과 판단이 우선시 된 것이다. 선관위라는 단체의 판단은 개인의 결정과 판단에 우선한다. 그러나 개인의 권위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교단 단체의 권위를 신뢰하지 않고, 국가법에 의뢰한 것이다. 세 후보 역시 선관위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법정으로 바로 갔으며,  신기식 목사 역시 총회특별재판위원회의 결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회법정에 호소를 하여 개인의 결정을 중시하고, 신경하 감독 역시 감독회장의 권위로 선관위의 결정을 무효화시키고, 선관위위원장을 직무정지하고, 김문철 서기를 일방적으로 선관위 위원장으로 하여 고수철 후보를 차기 당선자로 결정한 것은 단체의 권위보다 개인의 권위를 존중한데서 온 것이다. 이처럼 감리교회는 단체의 권위보다 개인의 권위를 우선시했기 때문에 오리무중에 빠진 것이다.       
 
네번 째, 교회법보다 지나치게 국가법을 의존했다.
 
교회법은 교단의 총대들이 결의해서 감리교 신학과 성경에 토대를 두어서 만든 법이고, 국가법은 인간의 존엄성과 국가의 질서를 다루기 위하여 의회가 결의해서 만든 법이다. 교회법이라는 것은 국가 안에서 신앙인들이 결의해서 하나님나라의 질서를 추구하기 위한 법이다. 그러나 인간사회를 추구하기 위하여 만든 법을 더 의존해야 했다.
 
물론 형사나 민사적인 문제는 국가법의 통치를 받아야 하지만, 민.형사와 상관이 없는 종교내부의 문제를 국가로 가져간 것은 감리교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교단의 자존심을 팔아먹은 것이다. 감리교단의 가장 절대적인 법은 성경의 법 이다. 그 다음에 교단법이다. 교단법은 불신자들이 결의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신앙인들이 결의해서 만든 신앙적 가치를 띠는 하나의 신앙질서규범이다. 이러한 신앙질서규범의 해석을 국가법에 위임한 것은 불신적인 행동이다.    
 
다섯 번째, 국가는 교단법에 대해 국가법을 유추해석 하지 않았다.
 
감리교단이 교회법의 문제를 국가법으로 가져갔더라면 사실적인 판단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소급효금지에 대한 유추해석을 인정해야 했다. 2001년 만들어진 법을 갖고서 1998년에 행한 행위까지 적용하는 것은 기독교원칙에도 위배되고 교리와 장정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국가에서도 참정권, 재산권, 형벌권에 대해서는 소급효금지를 원천 금지하고 있다.
 
사회에서도 약사들의 한약조제, 병역문제 등에 대해서는 간혹 사회의 공익성을 위하여 소급을 허락하고 있다. 감리교 교단에 대해서도 국가는 감리교단내에서의 정치를 인정하여 참정권이 박탈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 이는 교단 장정유권해석위원회가 소급효금지에 대해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 소급효를 함으로 참정권이 박탈된다면 이는 민주사회에 맞는 법이 아니다. 죄형법정주의를 처음 주장한 토마스 뮌처 이전의 중세사회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섯 번 째, 국가 스스로 모순을 범했다.   
 
국가는 권징재판에 대해서는 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기각하면서 교단재판국의 결정과 판단을 중시하고 있지만, 교단 수장후보 자격에 대해서는 재판의 대상으로 삼고, 교단선관위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국가 스스로 모순을 범하는 것이다. 종교사건을 재판대상을 삼는 기준이 없다. 판결독점주의에 따른 판사 마음대로 이다.
 
권징재판처럼 후보등록자격의 문제도 재판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되었다. 또한 판례에 있어서 전주서문교회 사건을 보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어떤 때는 교회법에 근거한 절차를 중시하고, 다른 때는 사회정의 관념에 위배되지 않는 한, 절차에 약간의 하자가 있더라도 교인의 결의를 중시한다. 판례에도 일관성이 없다. 또한 종교의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국가판단의 자유를 우선시 하여 교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종단에 접근하는 원칙과 기준이 없다.  

따라서 감리교회가 혼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일부 감리교도들이 국가의 영역과 종교의 영역을 구분하지 못해 교회의 권위보다 국가의 권위를 우선 인정했고, 교단 내에서는 단체의 권위보다 개인의 권위에 편승했으며, 또한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지 못하여 사실을 추구하는 국가법의 현실적인 위력을 갖고 하늘나라의 가치를 추구하는 성경의 법과 교단의 법을 유린하게 한 것이다.
 
또한 국가는 교단사건의 판단에 있어서 소급효금지라는 국가법의 원칙도 고려하지 않았고, 대법원의 판례도 모순되어 상황에 따라서 교단헌법과 교인결의를 구분하지 못하였고, 이외에 종교재판의 취사선택에 있어서 기준도 모호하였기 때문에 교회로 하여금 스스로 혼돈에 빠지게 만들었다. 감리교단은 영적으로 혼돈되었고 국가는 법적으로 혼돈되었다. 그러므로 감리교회는 재선거를 해서는 아니 된다. 교단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행한 김국도목사의 당선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감리교 스스로의 권위를 회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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