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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교회, 구제역과 싸움

  • 이정환목사 (팔호교회 담임, 총회정치부장)
  • 입력 2011.01.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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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교회, 구역예배도 중단...성도들 왕래도 어려워
두 달 전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이제는 전국으로 확산되어 그동안 매몰된 소와 돼지가 70만 마리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병의 확산을 예방하느라 각 지역마다 안간 힘을 쏟고 있지만 역병은 마치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밤을 새고 나면 방역망이 뚫리고 새로운 지역에서 또 발생하니 축산업 농민들과 방역하는 이들 모두 낙심천만 입니다.
 
우리 교회도 축산을 하는 성도들은 노심초사하며 밤낮 없이 매일 방역과 가축을 돌보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노력을 하는데도 교회 인근 10리 밖 까지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전화도 상수도도 없는 농촌교회에서 목회한 지 31년이 되었지만 지금처럼 힘든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험한 산을 헤집고 겨울 난방용 땔감을 마련해서 산을 내려 올 때도, 식수를 위해서 강물을 떠서 지고 들고 올 때도 지금 만큼 힘들지 않았습니다.

50년만에 성탄새벽송까지 중단
 
구제역은 농촌교회와 성도들의 생활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도시교회 성도들은 알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구제역으로 인하여 교회생활에 지형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성탄때는 혹 새벽송을 하는 성도들 때문에 역병이 옮기지는 않을까 하여 우리교회 같은 경우 성탄 새벽송을 50여년만에 처음으로 중단 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새해 심방도 하지 못하고 또 매주 모이는 구역예배도 중단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성도들은 성도들대로 이웃집을 찾아 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성도들 간에 내왕도 끊겼습니다. 조심스럽게 새벽기도회는 드리고 있지만 가축을 기르는 성도들은 거의 참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웃 교회 권사님댁 소를 살처분했다고 울먹이며 전화하는 그 교회 담임목사님의 목소리를 듣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예 마을에서 출입이 통제되어 생필품 구하러 나오기도 어려워 고통을 받고 있노라는 또 다른 이웃교회 장로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정말 마음이 슬펐습니다.
 
20년동안 쌓아온 기업 무너질 위기에 있어

엊그네는 밤 12시에 양돈을 하는 안수집사님에게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목사님, 20년 동안 온 힘을 쏟은 작은 기업이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절친한 친구 목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여 모든 가축을 살처분 했습니다. 두렵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문자를 받아들고 교회당으로 달려가 울면서 기도드렸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도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에 더욱 마음이 슬펐습니다. 요즘은 거의 하루종일 예배당에서 지냅니다.

1년에 한 번 모이는 시찰연합 제직 세미나와 부흥회도 취소했습니다. 관에서는 가능한 모든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역병이 이렇게 농촌과 농촌교회의 환경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역병중단을 위해 절실한 기도 필요

이렇게 농촌교회와 성도들이 큰 시련을 겪고 있는데 우리 예장(통합) 교단 임원회나 농촌부는 관심도 없고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들 역시 자리다툼만 하고 있는것 같아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역병을 그치게 하고 막을 수 있는 이는 하나님 한 분 밖에 없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그러므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농촌을 위해서, 농촌교회를 위해서 역병이 그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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