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 헌법은 우리 상황에 맞지 않아
한국장로교단의 헌법은 미국장로교단의 헌법의 모사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장로교헌법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 스코틀랜드 장로교단헌법을 수정 보완한 것으로 유럽의 장로교단헌법과 맥을 달리 한다. 궁극적으로 개신교의 헌법은 칼빈과 낙스의 종교개혁 운동으로부터 시작이 된다. 칼빈이전에 오이쿠람피디우스, 부처, 위글리피, 발더파까지 소급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낙스로 인해 교회법이 시작되었고, 멜빌이라는 사람이 체계화한다.
종교개혁자들은 목숨을 걸고 교회의 질서를 부여하고자 교회 헌법을 우선 작성하였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장로교 헌법의 효시인 것이다.
현재 한국장로교단의 헌법은 1922년에 완성된 헌법이 지금까지 계속 개정되고 첨가된 것으로 정치,권징조례는 북장로교에 가깝고,예배모범은 남장로교에 가깝다. 그만큼 선교사들과 보수신학자들의 도움으로 미장로교단 헌법의 영향을 강력하게 부여받은 것이다. 특히 신앙고백면에 있어서는 역사와 상황을 달리할지라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사실상 우리의 신앙고백이었다.
다행히도 통합측 교단은 1986년에 완성된 자체의 신앙고백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동시에 받아들이고 있지만 타교단은 여전히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의존하고 있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가 장로교 교리를 체계화했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기존의 신앙고백과 교리,교회 헌법을 체계화한 불후의 산물이지만 장로교의 역사 1백 년을 지난 우리로서는 우리가 경험해왔던 독특한 사회적 정황과 역사를 반영한 우리의 신앙고백이 필요하다. 우리도 일제시대 순교자들과 역대 선조들을 통한 나름대로의 신앙고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민족의 교회 정치문화와 사회상을 반영한 우리의 실정에 맞는 교회 정치와 권징에 대한 헌법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 장로교단의 헌법은 본질적으로 미장로교단 헌법의 형틀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신앙고백뿐만 아니라 교회 정치나 권징은 미장로교단 헌법의 외형적 골격으로 되어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신대륙에 정착한 스코틀랜드의 장로교도들과 영국의 청교도들이 중심이 되어 엄격한 스코틀랜드의 규례를 벗어나 미국정황에 맞는 새로운 헌법을 만들었으며 그 이후에 상세한 내용을 갖고서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던 것이다.
미국의 교회 헌법 역시 불후의 명작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본 따서 만든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의 상황에 맞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수정해서 적용했던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초기의 한국 장로교단의 헌법은 미장로교 선교사들에 의하여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영향을 받은 미장로교단의 헌법(Form of Government)의 형틀과 신학사상의 기초 하에 유교의 영향을 받아 수직적 문화의 전근대적 요소가 병합된 독특한 한국적 장로교 헌법의 스타일로 나타났던 것이다.
현재 한국의 장로교단은 1백 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금세기 세계최대의 교단으로 급부상했지만 헌법(정치)에 있어서는 아직도 2백년 전의 초기 미장로교의 헌법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상황에 맞는 신학성이 들어있지 않은데다가 조선의 유교사상이 군데군데 서려있어 선진국가의 장로교단 헌법과 비교할 때 내용면에서 아직도 열악한 상태에 있다.
특히 정치규례에 있어서 헌법의 총론의 형식만 갖고 있는 상태여서 교단의 선교정책과 교회론, 목사와 장로의 역할 및 기능, 여성의 직분 및 지위, 직분자의 역할, 치리회의 기능, 타교단과의 교류, 에큐메니칼 정신, 중국교포, 탈북자, 아시아 노동자들과 같은 소수민족 및 타민족에 대한 입장 등, 현 교회 및 사회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항목들이 결여되어 있고 그나마 주어진 항목에 대한 상세하고 현실 적용 가능한 해석이 약한 실정이다.
미장로교단의 헌법은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 다양한 현행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 이제 우리는 초기의 미장로교단의 정치규례의 틀을 벗어나 우리의 신학과 우리의 고난의 역사가 반영된 주체적인 우리의 헌법(정치)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힘에 겹고 부담이 된다면, 그리고 우리의 전신인 미장로교단의 헌법의 틀을 유지하고자 원한다면 보다 발전된 미장로교의 헌법의 내용을 비교 연구하여 우리의 상황에 보다 적절한 형태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예장통합 헌법개정위원회(위원장 문원순목사)가 출발하였다. 이제는 실제적인 것만을 개정하지말고 헌법을 뒷받침하는 신학의 내용과 민족의 역사적 신앙고백까지 함축하는 헌법개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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