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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목사, 교인이 결정하는 길 열려

  • 소재열
  • 입력 2013.04.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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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의회에서 세례교인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교인 과반수의 찬성으로 담임목사의 해임 및 선임을 결의할 수 있다
장로교회의 정체에서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당회가 있다. 그 당회의 구성원은 목사와 장로이다. 목사의 소속은 노회요, 장로의 소속은 지교회이다. 장로의 시무권은 교인들의 선택과 복종서약을 통하여 시무권이 발생되며, 이를 철회하는 권한도 교인들에게 있으며, 이 철회 절차가 장로시무투표이며 이는 교인의 권리이다. 장로 시무투표는 7년에 1차씩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은 교단의 헌법 규정이다. 공동의회 시무투표에서 부결되면 평교인으로 돌아간다.

▲담임목사를 안정케 한 위임제도 흔들리고 있다    © 리폼드뉴스
그러나 목사의 시무권은 개교회나 당회에 있지 않고 노회에 있다. 시무를 일정기간 정지시키거나 해임은 지교회의 권한이 아니라 노회에 있다. 개교회의 담임목사는 임시목사와 위임목사로 구분된다.

임시목사의 시무기간은 1년이므로 매년 노회에 청빙청원을 위해 공동의회에서 출석교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위임목사의 시무기간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만70세까지 시무한다. 위임목사가 시무를 원치 아니할 경우 스스로 지교회에서 사임하여 노회에 청원하여 사임이 결정된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교인들이 위임목사인 담임목사를 해임시키는 길은 없다.

단 위임권을 갖고 있는 소속노회에 해임을 청원하는 길 밖에 없다. 이 청원 역시 적법한 절차, 즉 당회와 공동의회의 사회권을 갖고 있는 담임목사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본인의 문제를 당회나 공동의회에서 처리하려 할 경우 본인이 허락하지 아니하면 대리 당회장을 내세워 공동의회를 소집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회에서 교인들이 위임목사를 해임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해임을 조건으로 타협을 한다. 이 조건은 언제나 “돈”이었다. 이때 억단위가 동원된다.

그러나 위임목사 스스로 사임이나 노회의 해임결의가 없을지라도 개교회 교인들이 위임목사를 해임하는 길이 최근 법원의 판결에 의해 가능해졌다.

전주 통합측인 A 교회는 분쟁이 일어났다. 담임목사는 노회로부터 위임을 받은 위임목사였다. 그러나 분쟁중에 목사 반대측 교인들은 담임목사 해임과 신임(후임) 담임목사 청빙 및 교회정관개정을 위한 임시 공동의회 소집을 청구하였으나 그로부터 2주 내에 소집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러자 목사 반대측 교인들은 법원에 “임시총회소집허가”를 청구하는 비송사건을 제기했다. 교회가 비송사건을 제기할 수 있는 법리는 다음과 같다.

“제70조 (임시총회) : ①사단법인의 이사는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②총사원의 5분의 1이상으로부터 회의의 목적사항을 제시하여 청구한 때에는 이사는 임시총회를 소집하여야 한다. 이 정수는 정관으로 증감할 수 있다. ③전항의 청구있는 후 2주간내에 이사가 총회소집의 절차를 밟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한 사원은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이를 소집할 수 있다.”

이 사건에 대해 목사측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헌법은 소속 지교회의 당회 및 공동의회가 집접 위임목사를 면직하거나 해임할 권한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노회의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 헌법 및 사건 본인 교회의 정관에는 당회 및 공동의회의 개최에 관하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헌법의 규정에 따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소속 지교회로서 위 헌법의 적용을 받는 사건본인 교회에 대하여 민법 제70조 제3항을 적용하여 법원으로부터 담임목사의 해임 등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공동의회의 소집을 허가받아 임시총회를 개최하도록 하는 것은 사건본인 교회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민법 규정을 교회에 적용하고 있다. 전주지방법원 제5민사 재판부(부장판사 김현석)는 민법의 법리에 따라 전주 통합측 A교회의 사건에 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민법상 비법인 사단이므로 사건본인 교회의 정관이나 규칙 등에서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아니한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민법의 법인에 관한 규정 중 법인격을 전제로 하는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이 유추적용된다고 할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은 사건본인 교회의 정관 및 임시총회소집허가에 관한 민법 제70조의 규정 등을 종합하면, 사건본인 교회의 세례교인 3분의 1 이상이 공동의회의 목적사항을 제시하여 당회장에게 공동의회의 소집을 청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당회장이 2주 이내에 공동의회의 소집절차를 밟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의회의 소집을 청구한 세례교인들은 법원의 허가를 얻어 스스로 공동의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교회 정관에 당회 및 공동의회의 개최에 관하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헌법의 규정에 따라 실시하도록 한다는 규정에 따라 교인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시공동의회를 소집하였으나 당회나 담임목사가 임시공동의회를 소집해 주지 않는 행위를 종교의 자유에 반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예장합동 교단 헌법은 공동의회를 통해서 노회에 담임목사 위임해약 청원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위임해약 청원을 위한 안건으로 공동의회를 본인이 소집해주겠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 노회에 "임시공동의회를 소집하라"는 명령을 지교회에 해달라고 노회에 청원할 수 있는데 이 청원 역시 공동의회 결의로만 가능하다. 이런 결의를 당회나 담임목사가 해 주겠는가? 불가능에 가깝다.

교회가 분쟁이 발생될 때 이러한 경우 개교회가 담임목사를 해임할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해임할 수 있는 규정을 구체적으로 교회정관에 명시해 두거나 반대로 정관에 구체적으로 “담임목사 해임규정은 공동의회 안건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을 정관상으로 갖고 있으면 그 정관이 법률행위와 판단에 1차적인 기준이 된다. 이것이 최근 법원의 판례입장이다.

이런 판례입장의 표현은 “민법상 비법인 사단이므로 사건본인 교회의 정관이나 규칙 등에서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아니한 법률관계에 관하여”라고 한다.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정관을 손질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재판부는 "사건 본인 교회의 자체 규약 등에서 정함이 없는 한 민법상 사단법인 총회의 결의방법에 준하여 사건본인 교회의 공동의회에서 세례교인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교인 과반수의 찬성으로 담임목사의 해임 및 선임을 결의할 수 있다고 할 것"이라 했다.
 
특히 "교회의 세례교인들의 청원에도 불구하고 공동의회 소집 결의를 위한 당회를 소집하지 아니한 경우에 관한 규정은 마련되어 있지 않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여 이와 같이 결정하였다.

이제 개교회 담임목사의 해임은 노회와 교단의 헌법이 아닌 정관상으로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면 개교회는 법원의 비송사건으로 담임목사를 해임할 수 있으며, 노회의 허락없이도 신임 목사를 청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제 교단에 소속된 개교회가 교단과 아무런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 특히 분쟁시 개교회 정관이 교단의 헌법보다 앞선다는 점은 교회와 소속 교단은 긴장하지 아니할 수 없다. 더 이상 교단과 소속노회는 개교회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교회 정관은 교회운영에 생명줄과 같은 효력이 있게 되었다. 이제 위임목사의 지위는 노회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교회 공동의회에 의해서 얼마든지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물론 장로 역시 개교회 공동의회 결의에 따라 장로 지위역시 마찬가지이다. 노회와 총회는 개교회를 잘 지도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회와 교단의 무용론이 제기되어 한국장로교회는 회중정치화 될 가능성이 짙다.

소재열 목사 / 한국교회법연구소장,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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