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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탱크 최경주

  • 홍영일
  • 입력 2014.04.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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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이켜 보면 마치 누군가가 내 인생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던 것만 같았다.”

                                                                                              

최경주 KJ는 농부이자 어부인 부친 밑에서 자라 중학교 시절 역도를 했지만, 17세 때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를 돕고 남은 시간에 골프 책(잭 니클라우스 지은 ‘골프 마이웨이’)과 비디오를 보면서 골프에 대한 꿈을 키웠고 그의 고향 완도의 유일한 골프 연습장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했다.



완도 촌놈이 한국 프로 골프 상금 1위에 오르더니 일본 대회에서 우승까지 할 수가 있었다. KJ는 PGA 투어 8승(2002 두 번, 2005, 2006, 2007 두 번, 2008, 2011년) 이룬 선수로 2011년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까지 받았다.

 

잭 니클라우스는 “그가 지금까지 이룩한 수많은 업적과 탁월한 경기력을 빼놓고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마음이 부드러운 훌륭한 신사인지를 알 수 있다.” 라며 존경받는 진정한 프로라고 칭찬을 하였다. ‘탱크’라는 별명도 2003년 남아공에서 열린 프레지던트 컵 때 남아공 출신 게리 플에이어가 “KJ는 탱크처럼 밀어붙이는 저력이 있다며 붙여준 별명이다.

2005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그린즈보르에서 우승한 직후, KJ는 우승 상급의 대부분을 그가 다녔던 현지 교회에 헌금하였다. 그리고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우승하고 그해 초 일본 쓰나미 피해자들과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은 가족을 돕기 위해 2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하였다.

“돌이켜 보면 마치 누군가가 내 인생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던 것만 같았다.”

KJ는 1970년 5월 19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화양리에서 태어나서 3남 1녀의 장남으로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도왔다.

초등학교 때 잠시 축구부에서 열심히 뛰었지만 주전 선수가 되기는커녕 물주전자만 들고 다녔다. 등록금 면제해 준다고 해서 완도중학교 역도부에 들어가 몸무게 48kg의 세 배가 넘는 158kg 들어 올렸다. 쌀가마니를 지고 달린 만큼 힘도 좋았다. 그러나 원양어선의 선장이 되기만 하면 출세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완도 수산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체육 선생이 골프부에 들게 해 버렸다. 폐타이어를 땅에 박아놓고 쇠파이프로 때리며 스윙 연습을 했다. 완도 옆 신지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벙커 샷’ 연습을 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샷 연습은 잔디보다 맨땅에서 하는 게 좋고, 맨땅보다는 모래사장에서 하는 게 좋으니까, 할 수만 있다면 모래사장에서 하는 게 최고”라고 지도 한다.

“한 시간 빨리, 한 시간 늦게! 연습량은 무조건 두 배!”

연습생 시절에는 하루에 공을 1,000~1,500개씩 쳤다. 손바닥의 물집이 터져 피가 흐르곤 하였다. 그것도 모르고 계속하다가 그립에 손가락이 엉겨 붙어서 입으로 하나씩 떼어 내는 일이 흔했지만, 고통도 훈련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참았다.

그에게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유지 분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도와 주려고 했다. 2학년 때는 배 타는 실습을 하게 되면 골프를 할 수 없을 처지인데 한서고등학교의 이사장(김재천)의 배려로 골프부가 없는 한서고등학교로 전학을 했다. 졸업 후 군대에 입대한 KJ는 해안초소 경계 근무 중에도 돌 위에 솔방울을 올려놓고 스윙 연습을 하기도 하였다. 서울 시장 배 일반부로 출전하여 개인과 종합 우승까지 하여 상패와 트로피를 곧장 학교 이사장님께 보여 드렸다. 재학 시절에는 이루지 못한 상패를 안겨드렸다.

연습을 얼마나 지독하게 했던지 “경주가 연습할 때는 건들지도 말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다. 그 무렵 연습장에서 알게 된 목사님의 소개로 법학과 4학년 김현정을 만났는데, 그녀가 “교회에 같이 다닌다면’ 이란 단서를 달고 사귀게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가야 큰 고기가 있다는 생각에 미국에 진출하기로 하였다. 아내와 의논하여 담배 줄이기, 영어 공부하기, 하루에 최소한 8시간 연습과 훈련을 반복하기 등의 약속을 하였다. 1993년부터 온누리 교회에 다니고 있었지만, 1999년 6년 만에 세례를 받았다. 

아내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든든하다.

대회장에 갤러리가 아무리 많아도 내 사람(아내)은 한눈에 들어온다. 아내는 남편 곁에서 그를 돕는 것이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신 사명인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KJ 일과는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기도로 하루를 연다. 성경을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골프를 치러 간다. 하루 일과를 끝낸 저녁에는 찬송가를 부르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날 일을 정리한다. 대회를 치르는 일주일은 월요일에 대회가 열리는 지역으로 이동해서 화요일 연습 라운드를 돌고, 수요일에는 프로암 대회를 치르고, 근처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 동안 대회를 치른다.

*프로암(pro-am) 프로들이 시합 전 아마추어를 데리고 연습 라운딩하는 것


 

일본에서 활약 중이던 KJ는 일본 투어 상금 10위권 안에 드는 3명에게 혜택을 주는데, 순위 1위부터 6위까지는 Q스클에 안 가겠다고 했고, 한 사람은 결혼 계획으로 포기함으로 KJ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게다가 피홍배 회장(삼정 회장)이 미국에 정착하기 2년 동안 모든 경비를 지원해 주었다. (나중에 최경주 장학재단 이사장 직을 맡아 주셨다.)

*Q 스쿨(Qualifying School)-- Q 스쿨을 통과해야만 PGA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데 보통 1,500:1의 관문을 통과하여야 한다. 유명한 선수라도 부진하게 되면 다시 Q스쿨을 거쳐야 한다.

1999년 11월 22일 Q스쿨에서 공동 34위를 하여 한국 남자 프로 골퍼 최초로 미국 GPA투어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러나 PGA 투어 입선 후 치른 세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을 했다.

이 때도 아내가 격려해주었다. 간증 테이프를 들으면서 힘을 얻으라고 했다. “내가 네게 명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 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마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하느니라.(여호수아 1:9)” 그 후 9월 에어캐나다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를 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2000년 그렇게 몸부림쳤음에도 불구하고 상금 랭킹 134위로 끝났기 때문에 지옥의 레이스 Q 스쿨에 다시 도전하여야 했다. 34위 안에 들어야 하는 데 마지막 한 번의 퍼팅으로 모든 것이 결정하게 되었을 때, 몹시 떨리고 간이 오그라들고 심장이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고 한다. 잠시 그린에 주저앉아 짧은 기도를 드렸다. 눈을 뜨고 보니 공에서 컵까지 하얀 선이 그어져 있었다. 하얀 선을 따라 공을 굴렸다. 공동 31위로 올라섰다. ”하나님 감사합니다.”가 절로 나왔다.

2000년 하루에 담배 두세 갑씩 피우던 중독자가 담배를 끊으면 30야드는 더 나간다는 말에, 아내의 생일 선물이라며 금연을 선언하였다. 담배를 끊으니 몸에 컨디션이 좋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졌다.

성공이 아니라 승리를 위해 산다.

2002년 초에 골프 백에 태극기를 꿰매 붙이고 신발 뒤꿈치에도 태극기를 새겨 넣었다. 그 덕분인지 한 해에 PGA 투어 두 번 우승을 한 최초의 동양인 선수가 되었다. 그는 한국인으로 긍지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인이 지녀야 할 품위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99%에 1%는 보이지 않지만, 1%가 없으면 100%가 되지 않는다. “이만하면 됐지”는 99%다. 대부분 사람들은 99%에 머물고 만다. 하지만 1%의 믿음이 없으면 쉽게 불안에 빠지거나 실망하거나 교만해 진다. 1%의 믿음, 즉 하나님이 나를 믿어 주고 나를 이끌어 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야 승리의 길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빨리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오만이 금세 ‘욕심’을 달고 들어온다. “내가 그래도 우승 한번 해 본 선수인데”라는 오만과 “꼭 다시 우승하고 싶다.”는 욕심이 만나면 그다음 우승은 그만큼 멀어질 뿐이다. 그가 승리하고 싶은 것은 골프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승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삶의 방식으로 삼고 있다.

 

나만의 믿음, 지인이 주는 믿음, 하나님께서 주시는 특별한 믿음, 이 세 가지 믿음이 바로 내 인생의 버팀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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