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 없어
우선 유병언 일가는 풍지박산 났다. 내 생애에 언론과 공권력과 全국민들이 합심하여 한 집안을 이렇듯 무참히 내친 경우는 처음 경험하고 있다. 인정이란 털끝만큼도 없을 뿐 아니라 도대체 왜 이래야 하는지 한 치의 의문도 용서치 않는다. 사람이 죽었다는데도 무슨 분이 그렇게도 풀리지 않는지 더욱 식식거리는 형국이다. 6.25전쟁을 일으켜 우리 민족에 천추의 한을 남긴 전범 김일성에게도 이런 대우를 하지 않았다.
잔인한 사람들, 무서운 사람들이다. 세월호 침몰은 해상교통사고였고, 그 직접적인 책임은 배를 뒤집어지게 해 놓고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팬티바람으로 저만 살겠다고 승객과 배를 버리고 도망나온 선장과 뒤따른 항해사 등 승무원들에게 있다. 물론 선박 소속회사와 구조활동에서 우왕좌왕한 해경에도 일정 책임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화살이 선박회사와 해경으로 쏠리는가 싶더니 바로 유병언과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유병언은 선박회사의 社主(사주)로, 대통령은 국정책임자란 이유는 있다. 그러나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생각인데 그 속도마저 놀랄 정도로 빨랐다.
대통령에 대해서는 항시 그래왔으니 논외로 하고, 유병언 일가가 국가와 국민들로부터 왕따 당하는 끔찍한 이 상황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유병언의 죄는 배임횡령이라고 한다. 자기가 찍은 사진을 회사에 고가로 강매하고 상호나 상품이름 따위를 지어 주고 고액의 고문료 등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불법증축을 지시했다는 혐의다.
우선 배임횡령의 경우 액면대로 받아들인다면 유병언은 그래도 사진을 찍어주고 이름을 지어 주는 등 돈을 챙기는 데 파렴치하나마 최소한의 성의(?)는 보인 셈이다. 그리고 그 금액이래봐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만한 액수가 못된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땀을 가로챈 악질사기꾼을 무수히 봐 왔다. 최근에만 해도 부산저축은행 사건, LIG그룹 사주와 동양그룹 사주에 의한 수천억원대 채권사기 사건을 목격했었다.
수천 수만 명의 국민들이 알뜰히 모은 돈을 사기 당했고, 내 돈 돌려 달라고 통곡을 하는 국민들을 방송을 통해 보았다. 그런데 방송을 비롯한 언론에서는 유병언을 마치 악마 수준인 양 떠들어 대지만 그에게 내 돈 내 놓으라는 사람이 왜 없는가? 그를 지켜야겠다는 사람들은 무리를 짓고 있는데 그를 잡아 넣으라고 아우성 치는 사람들은 왜 없는가? 왜 그런가? 이것은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책임이 유병언에게 있는 게 아니라는 무의식적 인식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지금도 불법증축, 불법개조, 불법, 불법, 불법이 널려 있다. 세월호의 침몰은 불법증축 때문이 아니라 화물 과적과 화물을 제대로 고정시키지 않고 운행하다가 선장과 항해사 등 승무원들이 일으킨 과실로 생긴 사고가 아닌가. 그리고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과적차량이나 적재함을 제대로 갈무리 하지 않아 화물이나 돌맹이, 모래 따위를 흘리고 다니는 차량은 얼마든지 볼 수가 있다. 그것이 잘못이긴 하나 죽어야 할 만큼의 범죄라는 인식을 우리는 갖지 않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모두들 발작을 일으키는가?
사실 유병언 죽이기는 세월호 침몰로 유명을 달리한 유가족들에게 지급할 보상금 등 손실비용의 財源(재원)마련을 위해 그를 타킷으로 삼은 게 발단이다. 그렇다면 조용히 가진 재산을 조사하여 빼앗으면 될 일이지 꼭 이렇게 증오와 저주와 죽음의 굿판을 벌여야 했을 일인가? 그 점에 있어서 나는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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