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는 소속 교단과 독립하여 자치규범을 가지는 단체이다.
1. 교회정관 제정의 필요성
(1) 법률상 권리‧의무의 주체(법인격)에는 자연인(민법 제3조)과 법인(민법 제34조)이 있다. 쉽게 말하면, 자연인은 출생에서부터 사망하기까지 생존하는 사람을 말하고, 법인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에서 공동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결성한 단체 중에서 법률이 정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것을 말한다. 그리고 법인은 인적단체인 사단법인(사원의 존재가 필수적, 민법 제40조 제6호)과 재산집단인 재단법인(재산의 출연이 필수적, 민법 제43조)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민법상 법인의 설립(사단법인 또는 재단법인을 불문)에는 주무관청의 허가가 필요하므로(허가주의, 민법 제32조), 실제로 사단법인(법인격 있는 사단)과 같은 실체를 가지면서도 사단법인으로 허가받지 않은 많은 단체가 존립‧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단체를 법률적으로는 법인 아닌(비법인) 사단 또는 권리능력(법인격) 없는 사단이라고 부른다(민법 제275조는 ‘법인이 아닌 사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함). 교회는 이러한 법인 아닌 사단의 한 종류이지만, 특히 교회는 신앙공동체로서 종교의 자유 및 정교 분리의 원칙(헌법 제20조)에 따라서 국가(주무관청)의 간섭(사전허가나 사후감독 기타 법적 규제)을 배제하기 위하여 법인 설립을 선호하지 않는다. 교회 또는 종교단체가 구태여 원한다면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서 사단법인을 설립할 수는 있으나, 종교단체는 특별한 목적과 필요가 있는 경우(예컨대 선교, 교육, 의료 등 단체 및 유지재단)를 제외하고는 이를 피하고 있다. 교회의 경우,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 사단법인인 교회를 설립한 예는 극히 적다.
(2) 교회(교단/교파에 따라서 지교회, 개별교회, 조직교회로 불려진다)는, 신학적 또는 교회법적으로는 그 성격을 신앙공동체(기독교 신앙을 기초로 한 교인들의 모임)로 말해지고 있으나, 법적으로는 앞에서 본 법인격 없는 사단으로 취급된다. 법원은 교회를 권리능력 없는 사단이라고 하고 민사소송법 제52조(구 민사소송법 제48조)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였다(대법원 1962. 7. 12. 선고 62다133 판결, 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다30675 판결,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64127 판결 등).
또한 법원은 “교회는 일반적으로 권리능력 없는 사단이라 할 것이므로, 그 재산의 귀속형태는 총유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교회재산의 관리와 처분은 그 교회의 정관 기타 규약에 의하되 그것이 없는 경우에는 그 소속교회 교인들 총회의 과반수 결의에 의하여야 하므로, 토지나 건축물을 소유한 교회가 재개발조합의 설립 및 사업시행에 대하여 동의를 하는 경우에도 정관 기타 규약이 없으면 교인들 총회의 과반수 결의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1. 6. 15. 선고 99두5566 판결). 법원이 이와 같이 판시한 것은 민법 제275조에 따름이다. 민법 제275조 ①항은 “법인이 아닌 사단의 사원이 집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할 때에는 총유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②항은 “총유에 관하여는 사단의 정관 기타 규약에 의하는 외에 다음 2조의 규정에 의한다.”라고 규정한다. 민법 제276조는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고(①항), 각 사원은 정관 기타의 규약에 좇아 총유물을 사용, 수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②항), 이어서 민법 제277조는 총유물에 관한 사원의 권리의무는 사원의 지위의 취득상실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선(일반적으로) 권리능력 없는 사단이라고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실체에 있어서 사단법인과 같이 단체로서의 조직을 갖추어야 하고, 구성원의 개인적 활동으로부터 독립하여 단체 독자의 활동을 영위하고, 구성원의 가입과 탈퇴에 의하여 동일성을 잃지 아니하며, 대표의 방법‧총회의 운영․재산의 관리 기타 사단으로서의 중요한 점에 관한 근본규칙(정관)이 확정되어 있어야 한다. 물론 법원이 교회를 일반적으로 권리능력 없는 사단이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요건을 갖추었음을 전제로 한다.
(3) 그러므로 교회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권리능력이 없는 사단이 되기 위한 요건으로, 그리고 교회재산의 소유를 규율하기 위하여(즉 취득상실, 관리 및 처분, 사용과 수익) 정관의 제정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노회, 교단 등 다른 종교단체와 같이, 종교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향유하기 위한 자치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교회정관(노회, 교단 등에서는 노회규칙, 교단 헌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는바, 이는 교회분쟁의 소송사건과 관련하여 사법심사의 한계를 정하는 기준으로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2. 교회정관의 자치법규로서의 효력
(1) 교회정관의 법적 성격 및 효력
① 교회정관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는, 대략 교인간의 계약으로 보는 ‘계약설’과 교회라는 단체의 자치법규라고 보는 ‘자치법규설’로 나누인다.
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다12437 판결은, 사단법인 대한민국헌정회 사건에서 사단법인의 정관에 관하여, 사단법인의 정관은 이를 작성한 사원뿐만 아니라 그 후에 가입한 사원이나 사단법인의 기관 등도 구속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 법적 성질은 계약이 아니라 자치법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자치법규설). 교회정관은 교회의 자치법규이므로 법원의 재판에 있어서 강행법규를 제외한 실정법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교회분쟁에 관한 재판(교회재판은 물론이고 사회재판에서도)에 있어서 법 적용의 순서는 강행법규, 교회정관(노회 규칙, 교단 헌법과 함께), 임의법규의 순이다.
② 교회와 교단과의 관계에 대하여 대법원 2006. 4. 20. 선고 2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은. 교회가 “특정 교단 소속 지교회로 편입되어 교단의 헌법에 따라 의사결정기구를 구성하고 교단이 파송하는 목사를 지교회의 대표자로 받아들이는 경우 … 지교회는 소속 교단과 독립된 법인 아닌 사단이고 교단은 종교적 내부관계에 있어서 지교회의 상급단체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 교단이 정한 헌법을 교회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단의 헌법에 구속된다.”고 판시하였다.
요지는, 교회는 교단과 독립된 단체이고, 교단은 내부관계에 있어서 교회의 상급단체에 지나지 않으므로, 교회는 교단의 헌법을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일 때 교단의 헌법에 구속될 뿐이라는 취지이다. 결국 교회는 소속 교단과 독립하여 자치규범을 가지는 단체라는 것이다.
③ 이와 같이 법원은 비법인 사단의 정관을 자치법규로 보고, 교회는 소속 교단과 독립된 주체로서 자치법규인 교회정관을 제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교회정관 및 소속 교단 총회의 헌법, 소속 노회의 규칙 등을 포괄하여 교회법이라고 한다. 교회정관과 총회의 헌법, 노회의 규칙의 관계(소위 교회법 상호간의 충돌 및 우선의 문제 등)에 대하여는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우므로 여기서 자세히 논의하지 않기로 한다. 대체로 교회재산에 관한 문제에서는 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우선하지만(강행법규인 민법의 총유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보임), 담임목사의 청빙, 권징재판에 있어서는 교단 헌법이 우선한다.
교회정관이 교단 헌법에 없는 목사 임기제를 두거나 장로에 대한 중간 신임투표제를 규정하는 경우는 어떤가? 장로회 정체에 회중정체적 요소를 가미한 것인데, 교회정관이 우선하는지 여부는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법적 시비를 가리는 것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교회정관에서 목사임기제를 규정하면 노회와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논의할 숙제로 남겨 둔다.
(2) 교회정관 제정의 권한 - 교회의 자율권 보장, 총회의 최고기관성
① 교회의 자율권 보장
법인이 아닌(법인격/권리능력 없는) 사단에 대하여는, 민법의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 중 법인격을 전제로 하는 규정을 제외하고는 이를 모두 유추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통설적 입장이다. 따라서 사단법인과 마찬가지로 비법인사단에 대하여도 자율권이 보장되므로, 자신의 사항에 관하여 내부적‧외부적으로 스스로 규율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대표의 방법, 총회(공동의회)의 운영, 재산의 관리 기타 사단으로서의 주요한 점에 대하여 규칙/규약(이를 정관이라고 함)으로 정할 수 있다. 물론 서면으로 작성된 정관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나, 정관내용은 서면에 기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요컨대, 교회정관은 교회의 근본규칙을 기재한 서면이고, 거기에 기재된 규범은 교회 내부의 규범으로서 교인을 기속한다.
② 총회의 최고기관성
정관의 제정 및 개정의 권한은 사단법인/비법인 사단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총회의 권한이다. 민법은 교인(사원)들의 총회를 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 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의 헌법 ‘정치’의 ‘총회’에는 장로회 정치를 표방하면서 ‘장로회 정치’를 “이 정치는 지교회 교인들이 장로를 선택하여 당회를 조직하고 그 당회로 치리권을 행사하게 하는 주권이 교인들에게 있는 민주적 정치이다.“라고 정의한다. 또 같은 헌법 ‘헌법적 규칙’ 제3조 역시 ”교회의 주권과 모든 권리는 교인에게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회의 정관을 제정하려면 성립된 총회(민법 제71조 등 참조)에서 민법 제75조 제1항에 따라서 과반수 회원의 출석과 출석회원 과반수의 결의에 의하여야 한다. 정관의 변경(민법 제42조 제1항 참조)은 총회에서 총회원 2/3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수에 관하여 정관에 다른 규정이 있으면 이에 따른다.
(3) 민법의 사단법인 정관에 관한 규정은 교회정관에도 적용되는가?
① 민법 제40조는 ‘목적, 명칭, 사무소의 소재지, 자산에 관한 규정, 이사의 임면에 관한 규정, 사원자격의 득실에 관한 규정, 존립시기나 해산사유를 정하는 때에는 그 시기 또는 사유’를 사단법인 정관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열거하고 있다. 교회는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서 정관에 이외의 사항을 규정하는 것은 자유이고, 법적 효력은 필요적 기재사항과 다르지 않다. 민법의 사단법인 정관에 관한 규정은 비법인사단에도 유추적용되므로, 교회정관에도 민법 제40조의 사항들이 기재될 것이지만(필요적 기재사항), 이러한 기재사항이 누락되어도 교회정관의 성립과 효력에는 지장이 없다. 필요적 기재사항은 사단법인 설립의 허가요건일 뿐이므로, 설립허가를 전제로 하지 않는 교회정관에는 적용이 없기 때문이다.
② 교회의 정관변경에 민법 제42조 ②항(주무관청의 허가)은 적용될 여지가 없지만, 정수(定數)에 관하여 교회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민법 제42조 ①항이 유추적용되므로 총사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다37775 판결 참조).
(4) 교회정관 변경의 한계
교회정관 변경의 한계문제로서, 정관변경 금지조항의 변경이 가능한지, 총회(공동의회)결의 이외의 방법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교회의 목적까지 변경할 수 있는지가 논의될 수 있다.
① 기재사항의 변경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든지(정관변경/개정 자체의 금지), 또는 특정조항에 대하여는 어떤 절차에 의하더라도 변경될 수 없다(일부사항의 변경/개정금지조항)고 교회정관에 정할 경우, 그러한 조항의 효력은 어떠한가? 정관의 변경은 자주적인 결합체인 사단의 본질에 근본을 두고 있는 것이어서, 절대로 변경할 수 없다는 조항의 효력은 인정될 수 없고, 다만 이 경우 정관규정의 취지는 정관의 변경을 통상의 방법으로 변경할 수 없게 하는데 있다고 해석하고, 총사원의 동의에 의하서만 변경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다만, 통상의 절차에 의한 변경이 가능하고, 반대하는 교인은 교회에서 탈퇴할 권리를 가진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
② 앞에서 본바와 같이 민법 제42조 ①항에 정관의 변경은 총사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교회정관에서 교인총회(공동의회)가 아닌 다른 기관(예컨대 담임목사, 당회, 제직회 등)이 정관을 변경할 수 있도록 정할 수 있는가? 이러한 교회정관은 무효라고 할 것이다. 정관변경은 사원(교인)총회의 전권사항이기 때문이다. 정관변경의 정족수에 관하여는 교회정관에 달리 정할 수 있다(①항 단서).
③ 교회정관이 정한 목적까지도 정관변경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어려운 문제이다. 모든 교인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든지, 교회의 동일성을 상실하게 한다는 이유로 종래의 교회가 소멸되고 새로운 교회가 설립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주장들이 있을 수 있으나, 다음의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결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2004다37775 판결 이전에는, 교인 전원의 총의에 의하지 아니하고 다수 교인이 교파(교단)를 변경하기로 결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결의는 찬동한 교인 개개인의 탈퇴 내지 가입으로서의 효력이 있을 뿐이고 결의에 가담하지 아니한 교인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78. 10. 10. 선고 78다716, 1981. 9. 22. 선고 81다27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2004다37775 판결은 교단변경에 관하여 ‘교회의 명칭이나 목적 등 정관에 포함된 사항의 변경까지 수반하기 때문에 사단법인의 정관변경에 준하는 것’으로 보면서 의결권을 가진 교인 2/3 이상의 찬성에 의한 결의를 포함한다고 판시하였다. 정관 기재사항에 차등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교회정관에 정한 목적은 정관변경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통상의 정관변경절차에 의하여 가능하다는 취지이다.
다만 교단 변경의 경우에도 교단의 정체가 다른 경우(예컨대 장로정치인 장로교, 회중정치인 침례교, 감독정체인 감리교 상호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목적의 변경이 교리 문제와 관련될 경우에는 정관변경이 적법한지 여부에 대하여 법원에 의한 판단은 받을 수 없다. 법원은 일관하여 교리에 관한 문제는 교회의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교회의 본질에 반하는 정관의 변경은 불가능하다(예컨대 기독교에서 천주교로).
(5) 교회분쟁의 예방 및 해결의 장치로서의 교회정관
이 논제는 ‘교회정관과 교회의 운영’에서 자세히 다루어질 것이므로 간단히 언급함에 그친다.
앞서 ‘교회정관의 법적 성격 및 효력’에서 보았듯이, 교회정관은 교회의 자치법규로서 소속 교단과 독립하여 우선적으로 교회의 내부관계를 규율하게 된다. 그러므로 교회 내부관계의 조직과 활동(행정과 정치 등)을 성경적, 민주적, 합리적으로 규율하는 교회정관이 제정되면, 원만한 교회운영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교회분쟁의 예방과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① 기본적 사항
교회정관의 내용에는, 교회의 조직과 활동의 기본적 사항, 예컨대 교회의 대표, 교인의 자격과 권리의무, 교인 지위의 취득과 상실, 자산과 재정에 관한 사항이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 교회정관은 교회의 기독교 신앙공동체적 성격과 사단성에 적합하여야 한다. 따라서 교회정관을 제정하려면, 기본적으로 국가 및 교단 헌법의 원리와 구조, 교회사, 단체법의 원리 등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정관만능주의의 오해에 사로잡혀, 성경과 단체법의 원리를 무시하고 교회의 편의에 따라서 교인의 권리를 교회정관으로 제한하려는 시도는 교회분쟁의 또다른 불씨가 될 뿐이다. 오늘 이 세미나의 목적은 교회법 및 사회법의 기본원리와 교회의 본질에 어긋나는 정관제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② 구체성과 명확성
교회정관은 자세하고 명확하여야 한다. 예컨대 공동의회 소집의 절차, 회원자격 및 증명,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 등이 자세하고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 당회의 권한과 직무 및 책임, 재정에 관한 권한의 소재, 행사방법, 책임 등에 관하여도 그러하다.
민법 제275조 ②항은 총유에 관하여는 사단의 정관 기타 규약에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교회정관은 특히 교회재산의 관리 및 처분, 사용, 수익에 관하여 명확한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③ 회의록의 작성 등 증명의 자료
민법 제76조는, 총회의 의사에 관하여는 의사록을 작성하여야 한다(①항), 의사록에는 의사의 경과, 요령 및 결과를 기재하고 의장 및 출석한 이사가 기명날인하여야 한다(②항)고 규정하고 있다. 정관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하여는 총회의 회의록에 참석 교인수, 찬성 및 반대와 기권수 등을 명기하여야 할 것이다. 교회의 대외적 주장과 입증에는 총회의 회의록이 가장 우선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대법원 1984. 5. 15. 선고 83다카1565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3198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8두5568 판결 등 참조).
3. 교회정관과 교회의 권징재판 및 결의에 대한 법원의 재판과의 관계
- 교회재판에 대하여 법원의 사법심사권이 미치는 범위 -
교회는 대부분 소속 교단의 헌법과 소속 노회의 규칙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므로, 교회는 교단의 헌법에 구속된다. 그리고 교회정관, 소속 교단의 헌법, 소속 노회의 규칙 등을 통틀어 소위 교회의 자치법규(교회법)이라고 부르고,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제20조)와 결사의 자유(제21조)에 따라서 교회(교단, 노회 등 포함)의 자치와 자율을 존중하고, 교회법에 따른 교회의 행위(권징재판 및 의결)에 대하여 국가는 간섭하지 않는다(사법권의 한계).
한편,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모든 국민의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또 제101조 제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라고 규정하여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맡기고 있으며, 법원조직법 제2조 제1항은 “법원은 헌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일체의 법률상의 쟁송을 심판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국민의 일체의 법률상의 쟁송에 대한 법원의 국가사법권 독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의 자치권과 국가의 재판권 간에는 이 둘 사이에서 한계가 정해진다. ‘교회재판에 대하여 법원의 사법심사권이 미치는 범위’는, 사법권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관련한 국민의 재판청구권(헌법 제27조), 국민의 종교자유(헌법 제20조)와의 관계에 관한 헌법학적 문제이다. 또한 교회재판에서 목사가 면직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목사가 일반 국민으로서 안정된 직업을 가질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사법권의 한계 문제
종교단체의 분쟁은 크게 ① 교리에 관한 분쟁, ② 종교단체의 운영과 관리에 관한 분쟁, ③ 종교단체의 치리권행사(권징재판), ④ 재산법적 분쟁 및 교회의 대표권 문제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쟁에 대해서 대부분의 종교단체는 내부의 분쟁해결기구를 두어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고 있으나(치리회로서의 당회, 노회, 총회, 노회 및 총회의 재판국 등), 많은 경우 이러한 해결책에 승복하지 못하고 이를 법원에 제소하게 되므로, 결국 법원의 사법권이 어느 한계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종교분쟁에 관한 사법심사의 한계).
종교분쟁에 관한 사법권의 개입범위는, 앞에서 본바와 같이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헌법적 문제이지만, 법원은 문제가 되는 종교분쟁에 대하여 ‘소송의 대상이 되는 법률적 분쟁에 해당하는가’라는 소송법적 문제로 논의하고 있다.
(2) 우리나라 법원의 입장
우리나라 법원은 교회의 재산분쟁, 외부적인 대표권에 관한 분쟁은 사법심사에 포함시키는 반면, 교회 내부의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사법심사/개입을 부정하고 있다.
① 교회 내부의 고유한 사항에 대한 사법심사/개입의 배제
우리 법원은, 교리문제, 권징재판과 교회 내부에서의 개인의 지위에 관한 사항은 교회 내부의 고유한 사항으로서 법률적 쟁송이 아니라고 한다. 종교 활동은 헌법상 보장되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서, 국가의 규제와 간섭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는, 헌법적 원리의 소송법적 표현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교회 내부의 결정을 존중하여 사법개입을 부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권징재판을 “교인으로서 비위가 있는 자에게 종교적 방법으로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의 내부적 규제”라고 정의하고(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 63104 판결), 일관하여 “권징재판은 종교단체가 교리를 확립하고 단체 및 신앙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목사 등 교역자나 교인에게 교단 헌법 소정의 범죄(종교상의 비위)가 있는 경우에 종교상의 방법에 따라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 내부에서의 규제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것이 교직자나 교인개인의 특정한 권리의무에 관한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님이 명백하므로 교단의 재판기관에서 한 권징재판 자체는 소위 법률상의 쟁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고 있다(대법원 1978. 12. 26. 선고 78다1118 판결, 대법원 1981. 9. 22. 선고 81다276 판결, 대법원 1984. 7. 24. 자 83다카2065 결정, 대법원 1985. 9. 10. 자 84다카5262 결정,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7193 판결, 대법원 2011. 10. 21. 선고 2009다32386 판결 등).
② 예외적으로 사법개입이 허용되는 경우
a. 그러나, 종교단체 내부에 관한 사항이라도, 그것이 직접 개인의 권리의무의 선결문제가 되는 경우, 교회가 정한 규칙에서 정한 중대한 절차를 명백히 위반하여 정의관념에 반하여 이루어진 경우, 권징결의의 내용이나 결과가 개인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사회질서에 비추어 용인할 수 없는 경우, 또는 교회 내에서의 자율적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사법심사의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판례는 “종교단체의 징계결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로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교인 개인의 특정한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법원으로서는 그 효력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0388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67658 판결,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다52072 판결 등)라고 한다.
b. 다만, 예외적으로 사법심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판례는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와 국가의 기능을 엄격히 분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종교단체의 조직과 운영은 그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므로, 교회 안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칠 각종 결의나 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그저 일반적인 종교단체 아닌 일반단체의 결의나 처분을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 부족하고, 그러한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63104 판결).
③ 종교개혁자들은 참된 교회의 표지(標識) 3개 중 하나로 ‘권징의 신실한 실시’를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성경적 표준에 따를 것, 회개를 목적으로 해야 할 것,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 요구된다. 그런데 최근 법원의 소송사건 통계를 보면, 교회의 권징판결의 효력을 다투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권징재판이 교인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올바르게 시행되고 있는지(자의성, 파당적이지는 않는지), 개선점은 무엇인지 숙고할 문제이다(권징재판이 남용).
(3) 교회정관 등 교회법과 법원 재판의 한계
① 법원의 판례는, 교회법이 정한 ‘적법한 재판기관’에 의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이루어지고, ‘정의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즉 중대한 절차위반, 현저한 정의관념 위배가 없는 한, 권징재판을 법원재판의 대상으로 삼지 아니한다. 따라서 교회정관, 노회규칙, 교단 헌법 등은 교회재판을 법원의 간섭(사법심사)으로부터 막아주는 제도적 장치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교회재판이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종종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효력이 정지되거나(효력정지 가처분) 무효라는 판단(무효확인판결)을 받게 된다. 교회는 교회재판이 교회정관을 비롯한 교회법이 정한 요건을 갖춤으로서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파기되는 불행을 피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회는 불합리한 교회재판을 정당하다고 우기면서, 법원의 판결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교회재판이 교회법적으로 정당하게 이루어지도록 많은 노력(전문재판관의 양성과 부단한 연구)을 기울여야 한다.
②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63104 판결
사안은, 피고 교회의 시무장로였던 원고들이 피고 교회의 공동의회에서 시무투표를 통해 불신임을 받아 시무장로직을 상실한 후, 피고 교회의 공동의회의 소집절차에 당회의 사전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하자가 있음을 주장하여 제기한 무효확인의 소(공동의회결의 무효확인소송)이다. 대법원은 위 판결에서, 교회의 목사와 장로에 대한 신임투표를 위한 공동의회의 소집절차에 당회의 사전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하자가 있으나 그 하자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수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동의회에서의 시무장로에 대한 불신임결의가 당연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정의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수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무엇인지 매우 모호한 개념이다. 판걸이유를 보면 “우리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와 국가기능을 엄격히 분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종교단체의 조직과 운영은 그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므로, 교회 … 각종 결의나 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 종교단체 아닌 일반단체의 결의나 처분을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 부족하고, 그러한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경우라야 한다”라고 하였다. 종교단체를 일반단체와 구별하여 종교단체에 자율성의 범위를 보다 넓게 보장하려는 의도가 역역하다. 그러나 교회는 법원의 이러한 호의적 태도를 무심하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교회의 각종 결의나 처분이 교회정관 등 교회법에 한 치도 어긋남이 없도록, 즉 교회의 법치주의가 완벽하게 실현되도록 각별히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③ 제소금지 규정
a. 교회정관 또는 교단 헌법에 법원에의 제소금지규정을 두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 권징재판으로 시벌할 수 있는가? 당회의 이러한 제소금지결의는 유효한가? 이 문제는 대한민국 헌법 제27조가 보장하는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박탈하는 내용이므로, 법원의 사법심사권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는 그 효력이 부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 3. 8. 자 2010카합848 결정은, 당회의 제소금지결의를 위반한 장로들에 대한 교단 권징재판에 대하여, “출교판결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내용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으로서 그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당연 무효”라고 하였다.
“교회의 재판 결과에 대하여는 사회법정에 소를 제기할 수 없다.”라고 규정한 한국기독교장로회 헌법 Ⅴ.권징조례 제48조 제3항의 유효성은, 현재 진행 중인 어떤 소송 사건에서 논의되고 있다.
장우건 변호사는 화해중재원 운영위원장으로서 교회재판의 중재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판사출신 변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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