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의정은 국민전체의 의지보다는 국민이 선택한 대표의 의지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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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 김철홍교수는 채영남총회장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대한 성명서에 대해 "임원회의 결의로 “본교단의 입장”을 발표하였다면 총회장과 임원회는 자신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임원회는 어떻게 본교단의 입장을 수렴했는지 묻고 싶다. 총회장은 개인이 아니라 교단을 대표한다. 공인이다. 공인은 자신의 사견(私見)이 과연 자신이 대표하는 전체의 의견인지 분간하여야 한다. 임원회의 결의로 “본교단의 입장”을 발표하였다면 총회장과 임원회는 자신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 아닌가? 그 성명서는 총회장이란 직함을 빼고 차라리 “역사교과서 논의에 대한 나의 입장”으로 혹은 “역사교과서 논의에 대한 본교단 임원회의 입장”으로 발표했어야 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고,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옳고 다른 한 쪽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논쟁적 주제(controversial issue)에 관해 총회장이 제대로 된 의견수렴 과정도 없이 이렇게 간단히 임원회의 결정만으로 교단의 입장을 대변한 것은 월권(越權)이다. 왜 자신들의 사견이 교단의 입장인가?
김교수는 임원회의 결정만으로 교단의 입장을 대변한 것은 월권이라고 했다. 정판식 목사 역시 "총회이름으로 발표하는 내용을 임원회나 어떤 의견 수렴과정도 없이 마음대로 신문에 발표하여서 많은 지교회 성도들에게 심대한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심히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고 하여 총회장의 성명서 발표에 문제점이 있다고 말하고있다.
정판식 목사가 전국 노회장 들에게 보낸 글(10월 28일)
총회 99회기에 귀하신 목사님을 모시고 함께 하며 총회를 섬긴 것에 대해 무한한 긍지와 감사를 느낍니다. 지난 10월 24 일자 기독공보에 총회장께서 본 교단의 입장이란 성명서 같은 글을 발표하면서 국정교과서 반대를 천명하였습니다. 많은 분들과 연합단쳬들이 총회장의 입장표명에 대해 큰 우려를 하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민감한 부분인데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인데 한쪽에 치우친 발표를 하여 국정화를 원하는 분들의 원성을 싸고 있는거나, 마치 국정화로 인해 기독교 관련 기술이 적게 된 같은 논조로 오해하도록 유도한 것이나, 총회이름으로 발표하는 내용을 임원회나 어떤 의견 수렴과정도 없이 마음대로 신문에 발표하여서 많은 지교회 성도들에게 심대한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심히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노회장님, 총회가 개인의 생각에 따라 움직여 지지 않도록 해야 바르게 세워질 수 있고, 한국교회와 연합하는 단체에도 신뢰를 줄수 있습니다.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노회별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같습니다.
정판식 목사 배
김철홍교수와 정판식목사의 의견에 대해 법적으로 짚어보자.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채영남 총회장이 교단전체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채영남 총회장은 교단전체의 입장을 대의해야 하지만 대의할 수가 없다. 모든 사람들의 입장과 주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장로교단은 대의정치를 표방하는 교파이다. 총대는 총회 대의원의 준말이다. 당회원인 장로는 당회에서 교인의 입장을 대의하고, 노회원은 노회에서 지교회 당회의 입장을 대의하고, 총대는 각 노회의 입장을 대의하는 것이다. 그래서 장로교단은 2중, 3중의 대의정치를 하는 단체이다.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의 실천원리로서 국민대표의 원리와 의회의 의사결정원리로서 공개토론의 원칙, 다수결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는 전제군주에 대한 국민적 저항과 시민권의 획득으로 인한 민주적인 발달을 의미하며, 통치권이 군주로부터 의회로 넘어옴에 따라 각각의 정치세력들이 의회권력을 잡기위해 정당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대의제도의 본질은 국민이 직접 정치문제에 대해서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권을 행사할 기관을 선임하고, 그 기관을 통제 감시함으로써 기관의 민주적 정당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내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일할 사람을 선임하고, 대신 국회를 통제하고 감시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교단도 총회에서 일할 사람을 선택하여 그들로 하여금 교단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총대들에게는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위임하고 대신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견제하고 감시한다. 그래서 대의제도는 정치권력의 통제와 절제위에서 꽃을 피울 수 있는 제도이다. 대의제도가 권력의 견제와 균형의 메커니즘인 권력분립의 원리와 이념적인 연관성을 갖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의제도는 신임과 책임과 통제와 절제를 바탕으로 하는 통치기관의 구성원리 이다.
대의정치의 사상적 기초는 로크, 장로교는 칼빈
이러한 대의제도의 사상적 기초는 로크(1632-1704)의 국민주권사상과 위임계약사상과 E Burke의 무기속위임원칙에 바탕을 둔다. 대의민주주의는 기관구성권과 정책결정권의 분리, 정책결정권의 무기속위임원칙, 책임과 통제를 그 기본원리로 한다. 장로교는 칼빈의 consistory(당회)에 기원을 둔다.
그러나 오늘날 대의정치는 국민이나 민중, 교인들 개개인의 입장이 국회나 총회에서 반영되기보다는 총대나 국회의원 개인의 입장만을 대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현대는 대의정치의 몰락에 있다. 오늘날 당회의 문제점은 장로들이 교인의 입장을 당회에서 대의하지 않고, 노회원은 지교회의 입장을 노회에서 반영하지 않고, 총회의 문제점은 총대들이 노회의 입장을 총회석상에서 반영하지 않는데 있다. 이처럼 대의정치의 문제점은 국민의 의사와 대표자의 의사가 분리되고, 정치엘리뜨들만이 통치하고, 회의에서 공개적 토론이 붕괴한 것을 말한다. 루소는 직접민주주의를 주창하면서 국민의 일반의지내지는 총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대의정은 국민전체의 의지보다는 국민이 선택한 대표의 의지가 중요하다.
대표자는 가능하면 자신을 선택해준 교회나 교단전체의 이익을 반영해야 하지만 기속되지는 않는다. 이것이 E. Burke의 무기속위임원칙이다. 무기속위임원칙이란 교인들이 장로를 선택하거나 총회장을 선택하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양심과 신앙에 따라 행동하게끔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교단이 표방하고있는 교단헌법의 범위를 넘어서 직권남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단의 헌법과 신학적 정체성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번에 총회장의 성명서도 마찬가지이다. 교단전체의 의지보다는 총대들이 선택한 총회장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대의 정치이다.
대의정치의 정의와 원칙
대의정치는 국민이 직접 정치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고 국민이 선택한 대표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정치적인 결정에 참여하는 하나의 민주주의 제도이다. 대의제도는 간접 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와 같은 말로 쓰이기도 한다. 루소((Rousseau)의 직접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결정을 내리는 길만이 민주주의의 실현이고, 그 누구도 국민의 의지를 대의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국민의 직접 결정을 민주주의의 유일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국민에 의해서 직접 내려진 모든 정치적 결정을 절대시 하는 경우 일종의 전체주의나 공산주의로 빠지게 된다.
대의제도는 치자가 동시에 피치자가 되는 직접민주주의에서 요구하는 국민의 자기통치제도가 아니라 치자와 피치자가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치자에게는 정책결정권과 책임을, 피치자에게는 기관구성권과 통제를 안겨주는 통치기관의 구성원리이다. 따라서 대의제도의 본질은 국민이 직접 정치문제에 대해서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권을 행사할 기관을 선임하고, 그 기관을 통제 감시함으로써 기관의 민주적 정당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내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일할 사람을 선임하고, 대신 국회를 통제하고 감시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내가 총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총회에서 교단을 위해 일할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에게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위임하고 대신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견제하고 감시하듯이 총대들에 대해서도 견제와 감시제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대의제도는 정치권력의 통제와 절제위에서 꽃을 피울 수 있는 제도이다. 대의제도가 권력의 견제와 균형의 메커니즘인 권력분립의 원리와 이념적인 연관성을 갖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의제도는 신임과 책임과 통제와 절제를 바탕으로 하는 통치기관의 구성원리 이다. 이는 장로교단도 마찬가지이다. 교인들이나 노회원들은 기관구성권을 갖고, 총회 대의원들은 정책결정권을 갖는 것이다. 임원들 역시 총대들을 대표한다.
살펴보았지만 대의제의 핵심은 기관구성권과 정책결정권을 분리하는 것이다. 국민이 직접 국가의사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의사를 결정할 대표자를 선출해서 그로 하여금 결정과 집행을 담당하게 하는 원리이다. 곧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이 결정한 대표자에 의해서 결정된 국가의사가 국민전체를 기속하는 통치형태 원리이다. 국민이 선택한 국회의원이 만든 법이 전 국민을 기속하게 되는 것이다. 교단은 교인들이나 노회원들이 선택한 교단의 총대들이 총회에서 정책결정을 하게끔 하는 것이다. 교단 역시 노회나 총회라는 기관구성권과 정책결정권이 분리되는 것이다.
무기속위임원칙
대의민주주의는 대표자가 국가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누구의 지시와 명령을 받지 않고 오직 자신의 양심의 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을 이념적 기초로 한다. 이를 무기속위임원칙이라고 한다. 무기속위임원칙은 자유위임의 원칙내지는 명령적 위임의 금지원칙이라고 한다. 또는 대의적 위임원칙이라고도 한다.
무기속위임원칙은 누구에 의해 속박되거나 구속되지 않고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변호사는 사건을 의뢰한 사람의 의지에 따른 대리인이지만 국회의원은 자신을 선출해준 유권자들의 지시나 명령에 상관없이 국민전체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율성을 갖고 국가의사를 결정하는 책임을 맡게 되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당회원이나 노회, 총대, 총회장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을 선출해준 교인이나 노회원들의 지시나 명령에 따르지 않고 스스로 교회나 교단의 공익을 위하여 정책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로교단의 대의정치도 무기속위임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채영남 총회장의 무기속 위임원칙
이러한 의미에서 채영남 총회장은 무기속위임원칙에 따라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들을 선출한 대의원들의 입장을 반영해야 하지만, 누구에 의해 속박되거나 구속되지 않고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대의정치이고 장로교단인 것이다. 우리는 채영남목사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그러므로 이번에 역사교과서에 대한 총회장의 입장은 무기속위임원칙에 따라서 임원들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발표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대의정치이다.
장로교는 엘리트중심의 정치를 구현하고 있다. 결국 교회는 당회원들만의 정치, 노회는 일선교회를 배제한 노회원들만의 정치, 총회는 노회를 배제한 총대들만의 총회정치로 전락하는 경향이 있다. 대의정치의 장점인 무기속위임원칙이 사적유익을 추구하는 엘리트정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대의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이성과 양심이 토대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현총회장이 합리적 이성과 신앙적 양심에 따라서 교과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면 우리는 정파, 지연, 학연의 이익을 자제하고 이를 수용하고 지지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는 패거리 문화, 큰 목소리 문화, 비난 문화, 선동 문화, 권위 문화, 독선 문화, 조작 문화에서 벗어나 대표자들은 자신을 선출해준 유권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선출해준 대표자들을 믿을 때 진정한 대의정치가 확립될 수 있는 것이다. 현총회장의 성명서 발표는 대의정치의 발로로서 무기속위임원칙과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총대들은 그에게 1년 동안 교정을 끌고 갈 통치행위를 위임해주었기 때문에 채영남 총회장은 무기속위임원칙에 때라 합리적 이성과 신앙적 양심을 갖고 교단의 입장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설령 모든 총대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엄격히 말해서 교단이 위임한 대표의 의지가 교단의 의지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장로교의 대의 정치이다.
필자는 서울대 인문대학 종교학과 81학번, 장신대 87기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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