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동로마 제국 시대 : Ecloga 법전에 나타난 기독교의 영향
1. 법전 제정의 역사적 ․ 종교적 배경
600년대에 이르러 로마는 전쟁 때문에 크게 쇠퇴하였다. 즉 페르시아와 신흥 이슬람교국가인 사라센이 강하여져 635년에는 법학교가 있는 시리아의 베리토스를, 637년에는 예루살렘을, 641년에는 이집트를 빼앗기고, 717년에는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도 적군에 포위되어, 법학교도 폐쇄되었다.이때 레오 3세(재위 717~741)는 사라센의 침략을 물리치고 국력을 회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Ecloga법전을 편찬하여 유스티니아누스황제 이후 특기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편찬 방식으로는 유스티니아누스법을 발췌, 요약하였고, 로마법과 기독교 교의의 절충, 조화를 시도했으며 이 법은 실정법으로 150년간 시행되었다.
6~8세기에 유스티니아누스와 그의 계승자들에 의해 수집된 법들의 거대한 모음집들은, 법이 인도적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써 법이 체계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기독교가 요구하고 있다는 믿음에 의해 부분적으로 고무되었는데 이러한 개혁들에 있어 기독교가 중요한 추진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주된 이념적 정당화를 제공하였다.비잔티움의 기독교인 황제들은 여러 법제도를 그들이 표현하듯이 ‘보다 원대한 인도주의의 방향으로(In the Direction of Greater Humanity)’로 개정하는 것을 그들 기독교인의 책임으로 생각하였다.
2. 서문의 주요 내용
여기서는 일반적으로 기독교적 색채가 있는 법전으로 평가되고 있는 Ecloga법전의 서문의 주요 내용들을 통해 기독교가 공법에 끼친 영향력의 흔적을 살펴보고자 한다.
위대한 유스티니아누스의 Institutiones, Digesta, Codex, Novellae로부터 추려냈고, 인도주의를 지향하는 쪽으로 개정되어, 현명하고 경건한 황제 레오와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간결한 형태로 정리된 법의 선집 ; 세계력 6234년, 9번째 indiction의 3월에 공포.
아버지와아들과 성령, 로마의 신실한 황제들인 레오와 콘스탄티누스의 이름으로.
모든 것들의 주인이시고 모든 것들을 만드신 우리의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에게 자율 의지의 특권을 부여하셨고, 인간을 돕기 위해 선지자의 말씀 안에서 법을 주셔서, 인간이 해야 할 모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모든 것을 그에게 알게 하시어 해야 할 일을 구원의 보증으로 선택케 하며,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처벌의 원인으로 피하게 하셨다.
우리는 법을 집행하도록 임명된 모든 사람들에게 간곡히 타이르고 명령한다. 모든 인간적인 감정들(passions)을 자제하고, 건전한 이해로 진정한 정의의 선고를 선포하도록 하며, 가난한 사람을 멸시하지 말고, 범죄자들이 처벌되지 않도록 허용하지 말며, 말로는 정의와 형평을 행하는 체하면서 실제에 있어서는 부정의와 탐욕을 이로운 것으로 선택하지 않도록.
두 사람이 소송을 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어떤 한 사람의 희생의 대가로 탐욕스럽게 부를 얻었고 그로 인해 다른 한 사람이 가난해졌을 때, 그들 사이에 형평을 기하려면, 가난한 자로부터 부당하게 탈취한 양만큼 부해진 자로부터 취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마음에 진리와 정의를 간직하지 않고, 부에 의해서 부패된다든가, 아는 사람을 편들려고 한다든가, 개인적인 적개심을 통해 복수심에 차 있든가, 공직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든가 해서 정의를 행할 수 없고 그들의 삶에서 시편 저자의 삶을 보여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들아, 너희들이 진실로 의로움을 말하며, 너희들이 진실로 올바르게 판단하느냐? 참으로 너희들은 너희 마음 안에 있는 사악함을 행하고, 이 땅에서 너희 손이 저지르는 폭력이 있다’
우리의 경건한 폐하에 의해 임명된 사람들로 하여금 사건들을 심리하고 분쟁을 해결하게 하고, 우리의 존엄한 법의 진정한 척도들을 발견하도록 신임받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숙고하게 하며, 그들로 하여금 그것들을 마음에 지니게 하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하셨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따라 판단하지 말고, 올바른 판단력으로 판단하라’즉, 모든 돌아오는 대가로부터 자유로운 판단을 하 라. 왜냐하면, 쓰였으되 ‘대가의 목적으로 의롭지 않게 판단하는 자들은 화있을 지 어다, 저들은 온유한 사람의 길에서 돌아서, 의로운 사람의 정당한 몫을 빼앗는다. 그들의 뿌리는 썩어 없어질 것이고, 그들의 꽃은 먼지처럼 사라질 것인데, 이는 그들이 주님의 법을 던져 버렸기 때문이다’
선물과 뇌물은 현명한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악한 소득을 끝맺기를 갈망하는 자에게, 우리의 국고로부터 급여를 줄 것을 결정하였다. 가장 뛰어난 재무관에게, 감사관에게, 그리고 정의를 집행하도록 고용된 공무원들에게, 그들 앞에서 누가 재판을 받든지 어느 누구에게도 아무 것도 받지 않게 하도록, ‘그는 돈 때문에 정의를 팔았다’고 선지자들에 의해 말해진 바가 우리에게 이루어지지 않도록,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을 범한 범죄자들로 하나님의 진노를 초래하지 않도록.
인용된 서문의 주요 내용들을 기독교적 영향과 관련하여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제목에 해당하는 단락에서 이 법전은 유스티니아누스의 법전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인도주의적인 방향으로 개정한다는 기독교적 입법 정신을 제시하고 있고, 이어서 입법권의 권위를 기독교의 삼위일체 신앙에 근거 지우고 있으며, 인간에게 법을 수여한 주체와 목적을 창조주의 신적 권위와 연결시키고 있다. 한편, 법을 집행하도록 임명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악으로 기울어질 수 밖에 없는 타락한 인간의 본성을 놀랍게 통찰하고, 그 전제하에서 성서 구절들을 인용하여 올바른 정의 수호 및 공직 윤리의 준수를 권면하고 있다.
3. 법사학적 의의
Ecloga 법전은 그리스어로 '발췌'라는 뜻의 eklogē에서 유래하고 동로마 제국 황 제 레오 3세가 자신과 아들 콘스탄티누스 5세와의 연명(連名)으로 발간한 법전(726) 으로서 이는 6세기 유스티니아누스 법전 이후에 제정된 동로마제국 입법사업의 결 정판이었다. 레오 3세는 동 법전을 (1)전통적으로 써오던 라틴어 대신 그리스어로 발간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2)법관들도 이를 실제적인 법률 교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Ecloga 법전은 계속적으로 로마법에 기초하고 있었지만, (3)보다 원대한 인도주의 정신과 그리스도교 원리에 입각하여 이를 개정했고 (4)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개인을 평등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했으며, (5)뇌물과 情實主義를 제거하기 위해 사법공무원에게 급여를 주고 촌지 등의 수령을 금지했다. 또한 Ecloga 법전은 이후의 동로마 제국의 입법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어 슬라브 제국의 법률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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