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리적 기독교에서 역사적 기독교로 돌아서야
[법과 종교=황규학]
한국교회의 분립은 교리의 문제
한국교회를 지금까지 분립시킨 것은 교리에 관한 것이었다. 교리문제로 인해서 한국기독교장로회가 분립해 나갔고, WCC 입장차이 때문에 합동과 통합교단이 분립되었다. 이 후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역사와 민족을 중시하는 길을 걸어갔고, 통합교단과 합동교단은 칼빈주의 신학에 입각하여 복음주의 및 영성위주의 길을 갔다.
합동은 근본주의 신학, 통합은 통전적 신학
합동은 박형룡목사의 근본신학을 노선으로 하게되었고, 통합교단은 이종성박사의 신학을 노선으로 하여 에큐메니칼 차원에서 통전신학을 추구하였다. 일부 목회자들은 역사와 민족과 뜻을 하께 하여 반독재투쟁에 앞장서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목사들이 고영근, 인명진, 김진홍, 서경석, 박조준과 같은 이들이다.
특히 박조준, 고영근 목사는 전두환정권에 가장 강력하게 투쟁을 한 목사들 이다. 당시 박조준목사가 목회할 무렵, 영락교회는 수요예배를 2부로 드릴 정도었다. 박조준목사가 영락교회에서 낙마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통합교단은 지금처럼 비역사성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 새문안, 영락, 남대문, 연동, 안동, 신일교회는 4대문안에 있으면서 보수우익으로 흘러버렸다. 4대문안의 교회들이 역사성과 사회성을 찾아보기 어렵게되었다. 자본주의로 말미암은 보수우익이 사회성과 역사성, 민족성을 점점 배제하도록 만들었다. 기독교가 자본주의와 춤을 추는 순간, 기득교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기장은 김재준, 문익환, 문동환, 박형규, 강원룡 목사 등이 앞장을 서서 항일, 반독재, 민족통일투쟁을 했다. 이들은 북간도 명동촌으로 시작되는 항일운동의 민족과 역사의식을 중시했고, 그 항일의식의 전통에 따라 반독재투쟁에 앞장섰고, 김구의 민족통일사상을 이어받아 민족통일을 추구하였다. 문익환, 한상렬목사는 보안법을 무릅쓰고 북한으로 넘어가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 민족의 통일을 논했을 정도이다.
역사와 함께 춤을
기장의 정신은 신앙을 토대로 한 항일, 반독재, 민족 통일을 중심으로 했다. 기장은 복음은 민족과 역사를 통하여 함께 가야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민중신학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그들은 서구의 이식된 교리신학보다는 한민족정신이 깃든 역사신학을 중시하였고, 항시 교리보다는 역사와 함께 춤을 추곤 하였다. 그러나 합동은 교리와 함께 춤을 추었고, 통합교단은 반은 교리, 반은 역사(1/2)와 함께 춤을 추었다.
교리를 추구한 교단 vs. 역사를 추구한 교단
교리를 추구한 교단들은 보수우익으로 흘렀고 독재정권과 함께 춤을 추었고, 역사를 중시한 교단은 반독재정권과 함께 춤을 추었다. 그러나 민족의 정신과 역사를 중시한 나머지 교세성장에는 실패했다. 교세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리와 영성을 강조해야 했다. 교리와 영성을 강조한 교단은 땅을 샀고, 은혜와 은사, 기복신앙을 남발했고, 미국식 교회성장론을 수용하여 한국교회의 교세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고 맘모스교회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한신대처럼 교리와 영성보다는 민족과 역사를 강조하다 보니 항일운동 이후 민족의 사회성과 역사성을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있지만 영성없는 역사성은 교회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교회가 성장하려면 민족적 교회는 한계가 있었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식 교회를 산택해야 했다. 즉 미국의 성장신학과 한국식 기복신앙을 택해야 했다. 기장교단의 교세는 약 30만명이다. 통합교단이나 합동교단의 교세는 약 300만명이다.
민족과 역사를 중시한 교단은 교리, 영성, 은혜, 기복을 중시한 교단의 1/10도 안되는 교세를 가졌다. 특히 순복음교단은 오직 은사, 영성, 체험, 성장을 강조하다보니 개교회가 세계최대의 교회가 되기도 하였다. 체험과 은사, 축복에 대한 위력은 대단했다. 그러나 역사적 교회는 손에 잡히는 복이나 은사보다 정신을 중시한 나머지, 일반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하는데 실패했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빵을, 몸아픈 사람에게는 치유를, 낙심한 사람에게는 위로를 주는 교회가 발전하고 성장하였다. 모두 복에 굶주려 있었기 때문이다.
기장, 민중신학은 있었지만 민중들의 애환은 달래주지 못해
기장교단에서도 이중표목사처럼 별세의 신학으로 영성을 강조한 교회는 성장을 했다. 지성인들은 민족과 통일을 걱정했지만 민중들은 의식주와 질병의 문제를 고민했다.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대부분 민중들의 의식주문제에 촛점을 두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다. 한국의 민중들은 대부분이 가난하거나 몸이 건강하지 못했고 역사의식이 없었다. 하루하루 살기가 힘들었다. 기장은 민중신학은 있었지만 민중들의 애환은 달래주지 못했다. 오히려 순복음교단이나 교리와 영성을 중시하는 교단이 민중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교리와 영성에 머물로 역사의식이 없는 순복음이나 합동교단은 독재정치에 항의하거나 항전한 목사들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이는 박형룡의 근본주의 신학에 머물러 민족과 역사의식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서슬퍼런 독재정권시에도 합동의 목회자들이나 교수들의 성명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은 선지자 신학보다는 제사장 신학이나 바리새적인 교리신학을 했기 때문에 민족과 역사의식이 없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폐해는 교리신학이 판을 처셔 역사의식이 사라지고 자신들과 다르면 자유주의, 이단운운하며 한국교회를 분리하는 것이다.
이처럼 교리적 기독교는 현실과 민족을 도외시하고 신앙만을 중시하는 편협한 신앙인으로 전락하게 만들어 정치인들과 국가의 부패를 지적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다.
특히 이단논쟁은 교리신앙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교리와 다르면 이단으로 정죄하는 것이었다. 기장과 통합교단에는 선지자적 목회자들이 있었기에 독재정권에 과감하게 투쟁하였지만 교리 근본주의자들은 자신들과 다른 기독교인들을 이단으로 만드는데 앞장을 섰다. 역사신학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제국주의 독재주의에 대해서 투쟁을 했고, 교리신학을 위주로 하는 사람들은 기독교 내부의 사람들을 적으로 만드는데 앞장을 섰다. 민족과 역사의식이 없다보니 빈독재와 반제국주의적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교권과 기득권을 위하여 바리새인들처럼 교리적 투쟁을 하는데 앞장섰던 것이다. 희생자는 교권의 힘이 없는 같은 기독교인들이었다.
제사장 신학 vs. 선지자 신학
합동교단은 제사장은 많으나 선지자는 없었다. 교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바리새신학과 제사장 신학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고, 역사와 민족을 도외시했다. 교리신학에는 역사와 민족, 반독재, 통일의식이 없었고, 자신들과 다르면 자유주의, 이단, 좌파라는 옰가마를 씌워 동일한 기독교인들을 죽이는데 앞장섰다.
그러나 선지자신학을 하는사람들의 공통점은 기득권을 움켜쥐고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투쟁이었고 그들의 죄상에 대한 지적을 하곤 하였다. 그러다 보니 양적 부흥과 별 상관이 없었다. 그들은 현실의 복보다는 정신을 강조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독립군이었던 이시영의 형 기독교신자 이회영은 약 2조원이나 되는 재산을 팔아서 신흥무관학교를 만들어 일제와 투쟁하였다. 그 결과 봉오동, 청신리 전투에서 승전보를 울려 일제를 약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정신보다 복을 강조하였다면 그 많은 재산을 국가독립에 증여할 이유가 없었다.
한국교회, 선지자 신학 필요
이제 한국교회가 주변부로 밀려나지 않고 바로 서는 길은 역사의식이 있어야 한다. 교리와 영성을 중시한 나머지 정권에 야합하기 보다는 잘못된 정권에는 경고하고, 투쟁을 하고, 바른 말을 해야 한다. 그동안 수많은 목회자들이 청와대를 들락거렸지만 나단선지자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물론 나단선지자는 청와대조차 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교리와 영성위주의 신학을 한 사람들은 현 정권실세에 아부를 하거나 축복을 빌어주곤 하였다. 타락한 정권이라도 국가라고 판단, 예언하나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국가는 예언자하나 없기에 풍전등화상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제사장 목회자들은 타락하고 무능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정권에 대해서 복을 빌어주는 것이 현실이었다. 국회의원, 대통령조찬기도회에서 제사장 목사들은 조언이나 경고보다는 아부를 하기 일쑤였다. 역사성과 민족성, 사회성 있는 선지자들이 태부족하였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종교개혁기념 500주년을 맞이하여 교리, 영성, 은사, 기복,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사회성과 역사성, 민족성을 감안하여 선교사들이 전해준 교리와 성장, 기복을 중시하는 미국기독교에서 속히 벗어나 민족의 정신과 얼, 역사, 문화가 깃든 한국신학에 입각한 독자적인 한국기독교의 출현이 시급하다. 언제까지 루터, 칼빈의 교리와 신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그들의 신학테두리에 잠겨있다면 독자적인 영성의 한국기독교 출현은 어려울 것이다.
역사와 민족없는 교리위주의 기독교는 패거리 기독교로 전락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교리적 기독교는 서구와 미국기독교에서 벗어나 한국자체의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정신이 깃든 역사적 기독교가 출현되어야 할 것이다. 역사와 민족없는 교리위주의 기독교는 패거리 기독교로 전락한다. 그러므로 한국기독교는 더 이상의 한민족과 역사가 빠진 교리와 신학위주의 루터, 칼빈을 들먹이기보다는 그들의 신학과 교리를 토대로 민족의 역사와 삶, 정신, 문화, 전통이 깃든 한국형의 루터신학, 한국형의 칼빈신학을 만들어 한국신학을 정립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 아닐까? 교리적 기독교가 죽어야 한국교회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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