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직임명은 교황, 성직청빙은 교인에게
명성교회 사건이 JTBC TV 뉴스룸에서 방영되었다. JTBC는 명성교회가 세습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는 JTBC가 교회 역사와 장로교 정체성, 장로교의 성직청빙권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다. 단지 사회정의적인 차원에서의 접근만 한 것이다. 그러나 교회사건은 사회정의로 풀기 보다는 교회정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카놋사굴욕은 서임권에 대한 사건이다. 11세기 말에서 12세기 초에 로마 교황과 신성 로마 제국 황제는 성직임명권을 놓고 서임권 투쟁을 벌였다. 로마 가톨릭의 성직은 교황이 임명하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중세 초기부터 서유럽의 국왕들과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들은 주교나 수도원장을 임명하여왔다. 주교와 수도원장은 대성당이나 수도원에 따르는 봉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서임과 동시에 군주의 봉신이 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황 그레고리오 7세는 1075년 그레고리오 개혁을 발표하고, 세속인의 교회 고위직 서임을 더욱 엄격히 규제하며 교구에 대한 모든 권리를 세속의 군주로부터 되찾아 올 것을 천명하고 성직을 임명하는 하인리히 4세를 파문하였다. 즉 종교인의 임명권은 황제가 아니라 교황청이 갖겠다는 것이다. 황제와 교황간의 권력싸움이었다.
그러나 신성 로마 제국의 하인리히 4세는 그레고리오의 개혁에 반대하는 의미로 자신의 가신을 밀라노의 주교로 임명하였다. 이러한 행동에 격분한 그레고리오 7세는 하인리히 4세를 파문하였다. 교황의 파문은 사실상 하인리히 4세의 지위에 대한 부정과 같은 의미였다. 하인리히는 알프스의 카노사에서 회개의 뜻으로 거친 옷을 입고 성문 앞에서 2일간 기다리며 선처를 구하여 간신히 파문을 철회받았다. 카노사의 굴욕으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성직의 서임권은 교황에게 있다는 것이 확고하게 되었다.
성직자 안수권
서울 동노회는 안수권에 대한 문제로 지금까지 파행이 되고 있다. 장로의 목사안수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성직 안수권에 대한 문제이다. 장로들은 목사안수에 동참하겠다는 것이고, 목사들은 장로들의 동참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2년 동안 노회는 계속 파행이 되고 있다. 미국장로교도 성식자안수권에 대해서 목사와 장로들 간에 심각한 대립이 있었지만 현재는 장로들까지 목사의 안수식에 참여하고 있다.
성직자 청빙권
감리교와 장로교가 다른 것은 예정론이냐 인간의 자유의지냐는 신학적 차이도 있지만 성직자 청빙권에 대한 차이가 있다.
감리교
감리교 교리와 장정 87조에는 3항에는 교역자의 파송권은 감독에게 있다. 파송주체가 감독이다. 교인들이 목회자를 청빙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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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회의 교인총회인 당회의 직무에는 집사, 권사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목사를 청빙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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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
그렇다면 장로교의 헌법을 보자. 감리교와 달리 성직자 청빙권은 노회가 아니라 교회에 있다. 직원의 자격, 교회의 정치조직을 설정할 자유가 교인들에게 있다고 되어 있다.
제2조 교회의 자유
개인에게 양심의 자유가 있는 것 같이 어떤 교파 또는 어떤 교회든지 교인의 입회 규칙, 세례교인(입교인) 및 직원의 자격, 교회의 정치 조직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정하신 대로 설정할 자유권이 있다.
교인의 정의는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고 교인의 권리에 공동의회 회원권이 있다.
제13조 교인의 정의
교인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을 믿는 자들인데 그리스도인이라 부른다.
제16조 교인의 권리
세례교인(입교인)된 교인은 성찬 참례권과 공동의회 회원권이 있다. 단, 공동의회의 회원권은 18세 이상으로 한다.
공동의회 회원권이 있다는 것은 교회직원선거, 즉 목사청빙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성직자 청빙권한이 평신도에게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5. 공동의회의 결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당회가 제시한 사항 ② 예산 및 결산 ③ 직원 선거 ④ 상회가 지시한 사항
6. 공동의회의 결의는 다른 규정에 명시된 사항이 아닌 것은 재석 과반수로 결의하고 인선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한다. 이 법에서 말하는 인선은 모두 이와 같다.
위임목사는 지교회가 청빙한 목사이다. 원로목사 역시 교회가 그 명예를 보존하기 위해 추대한 목사이다. 목사의 칭호는 주체가 노회나 총회가 아니라 교회이다.
제27조 목사의 칭호
1. 위임목사는 지교회의 청빙으로 노회의 위임을 받은 목사다.
7. 원로목사는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을 목사로서 시무하던 목사가 노회(폐회 중에는 정치부와 임원회)에 은퇴 청원을 할 때나 은퇴 후 교회가 그 명예를 보존하기 위하여 추대한 목사다.
성직자의 청빙과 연임청원은 전적으로 노회가 아니라 교회에 있다.
제28조 목사의 청빙과 연임청원
1. 조직교회는 위임목사를 청빙 할 수 있다.
2. 위임목사의 청빙은 당회의 결의와 공동의회의 출석회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청빙서는 공동의회에 출석한 세례교인(입교인) 과반수가 서명날인을 한 명단, 당회록 사본, 공동의회 회의록 사본, 목사의 이력서를 첨부하여 노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3. 담임목사의 청빙과 연임청원은 다음과 같다.
① 담임목사의 청빙은 당회의 결의와 제직회 출석회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성직자 청원권의 주체는 교회
이와같이 장로교의 성직자청원권은 교회가 주체이다. 장로교 헌법 제 2조 '교회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교회의 자유에 따라 교회의 직원은 교인들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목사의 청빙권은 교인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교인들이 우선 청빙을 한 다음에 노회가 인준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교회의 영적 주인은 예수그리스도이지만 형식상의 주인은 교인들이기 때문이다. 민법적으로도 교회의 주인은 총유권을 가진 교인들이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약 5만명이다. 5만명이 자신들이 원하는 목사를 청빙할 권리가 없다는 것은 교단헌법에 명시된 교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직전 헌법위는 세습방지법 28조 6항이 교회의 자유, 교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해석을 내렸다
교인의 성직자 청빙권은 일반 세속 TV나 일반 단체들의 윤리적, 정서적, 사회정의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장로교 신학적, 교회사적, 교단법적, 교회정의적 접근을 해야한다.
교회정의적 관점에서 아들을 청빙한다고 할지라도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친다면 이를 세습이라고 말해서는 안될 것이다. 종교개혁시대 이후 성직자의 임명은 회중들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했다. 일방적으로 교황청이 임명하는 것이 아니다. 스코틀랜드 역시 종교개혁을 단행하면서 교인들로 하여금 성직자를 청빙하도록 했다. 장로교회는 감리교의 성직자파송권이 없다.
교인들이 성직자를 임명한 뒤 노회의 인준을 받도록 되어 있다. 교인들이 성직자 청빙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들이든 딸이든 성직의 청빙권은 회중인 교인들에게 있다. 그것이 교회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JTBC가 문제제기한 것은 윤리적이고 정서적인 관점이지 장로교신학, 장로교제도, 장로교단법적인 관점이 아닌 것이다.
필자 역시 아들의 승계를 적극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로교신학과 장로교단법의 의미에서 볼 때 하자는 없다는 것이다. 명성교회가 교단헌법에 국한하여 아들을 후임자로 청빙한 것에 대해서는 교인들의 직접정치와 노회의 대의정치에 입각하여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세습이라고 불러서도 안되고 명성교회의 현실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명성교회의 차선의 행위는 교단법에 벗어나지 않는 이상, 교회의 현실적인 경영상 아들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명성교회의 입장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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