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사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을 받게 됐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시기였다.
내 또래는 80년 90년대 공교육을 받은 세대로 대부분 진보성향을 가지고 있다. 친구는 당연히 내 성향도 진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이야기를 꺼낸 듯 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예상과 달리 “보수정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싸해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에 보수정당을 지지한다는 발언은 충격으로 다가온 듯 했다.
사실 내 또래에게 “정치적 성향이 보수”라고 말하면 곧 바로 나오는 반응은 “꼴통 보수”나 심지어는 “일베”라는 단어까지 듣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나 보수를 지지하는 것이 ‘특정 정치인’이 아닌 ‘국가 안보와 경제’를 중시여기는 정책성향과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지키기 위해 보수를 지지한다고 설명하면 나의 정치적 성향을 조금은 이해해 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직도 우리는 정치적 성향에 있어 인물에 집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의 갈등현상을 보면 정치적인 성향이나 정책에 있어서 논쟁하기보다 특정 인물에 집중해 이로 인한 찬반을 가르는 모습을 보게 된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박근혜, 조국, 윤석열 등등 이들 인물을 극렬하게 지지하거나 반대하거나. 둘로 나뉩니다. 인물에 대한 찬반은 사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양분되어 초갈등사회를 만들어 내고 있다.
‘완인상덕 완물상지’라는 말이 있다. 완인상덕은 사람에 지나치게 빠지면 본 덕을 잃는다는 뜻이며 완물상지는 물건에 지나치게 빠지면 본 뜻을 잃는다는 말이다.
물론 우리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은 그들을 통해 정치가 바르게 이뤄지고 이를 통해 국민이 잘 살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특정인에게 집중하다보니 정치적 성향과 정책 방향을 면밀히 살피기보다는 특정인의 겉모습, 행보에만 집중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물론 사람의 생각, 사상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나친 사람에 대한 집중, 기대는 자칫 포퓰리즘이나 쇼맨쉽만을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 또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나 정책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람에 대한 집중보다는 가치나 이념, 정책 등에 대한 집중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사회적 갈등이 한국기독교계 내부로 불똥이 튀었다. 사실 현재 기독교는 대정부 대사회를 향해서 힘을 결집해 강하게 목소리를 내야할 시기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반기독교 정책, 친이슬람 정책, 포괄적 차별금지법, 동성애 동성혼 법제화 등에 대한 반대 운동을 위해 기독교는 힘을 결집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네오막시즘 사상이나 인민민주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강력한 저항 등 정책과 사상적, 이념적인 면에서 기독교 가치관을 지키기 위한 연합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때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를 지키고 지지하는데 있어 기독교 내에서 조차 인물에 너무 집중되어 버렸다. 대표적으로 현 정부를 향해 강하게 비판하고 싸우는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이다. 언론이나 정부에서도 가치판단이나 정책과 관련해서는 흠집을 잡기는 어려워도 특정 인물에 대한 흠집잡기는 매우 쉬운 법이다. 따라서 전광훈 목사라는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들을 이슈화 하거나 비판을 하며 끌어내리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목적 보다는 인물에 집중하여 전광훈 목사를 지지하거나 반대 혹은 광화문 집회에 참여 여부를 통해 정치적 성향을 판단하는 경향은 문제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단순히 특정인에 대한 지지나 반대로 인한 갈등이 아닌 또 다른 인물을 통한 내부 갈등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바로 전광훈 목사와 소강석 목사 이야기이다.
전광훈 목사는 집회를 이끌며 현 정부를 향한 비판을 여과 없이 쏟아 내고 그만의 방식으로 기독교 가치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면 소강석 목사는 오랫동안 대사회 대정부 활동을 해왔으며 투쟁이나 집회보다는 정부와의 소통에 집중을 해왔다.
문제의 발단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집회에 소강석 목사가 적극 동참하지 않고, 정부를 향해 함께 싸우는데도 앞장서지 않았다며 비난의 화살이 소강석 목사에게로 향한 것이다.
소강석 목사에 대해 좌파 빨갱이 등 악성댓글은 물론이고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기총 대변인인 모 목사가 유튜브를 통해 “소강석 목사를 잡아라”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하며 갈등을 부추겼다.
모 목사는 “소강석 목사가 현 정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소강석 목사의 합리적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편가르기 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은 언뜻 듣기에는 중도입장에서 평화적 단어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애국운동을 폄하하는 내용이다”라며 비판했다.
그런데 사실 소강석 목사가 기독교적 가치나 자유민주주의와 반대되는 발언을 했거나 전광훈 목사의 행보를 비판을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전광훈 목사가 하는 일에 적극 참여하거나 함께 하지 않았을 뿐이다.
오히려 소강석 목사는 공개석상이나 언론 등을 통해 현정부를 향해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주의 끝은 독재이다, 공산주의를 반대한다”는 등의 발언을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기총 대변인은 그동안 소강석 목사가 기독교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해 온 일들, 반동성애, 반이슬람 활동 등 이 모두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종교인과세와 관련해서 소강석 목사가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종교과세를 막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와준 것 아니냐는 의심도 든다”고까지 폄하했다.
그리고 영상 말미에는 “믿음의 동지답게 전광훈 목사를 공격하는 이 정부에 협조하는 소강석 목사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소강석 목사는 지난 1월 30일 해당 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리고 소강석 목사는 SN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소강석 목사는 먼저 “모 목사가 저를 향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했지만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명예훼손을 중지하거나 사과하면 지나가려 했으나 사과도 없고 계속 잘못된 사실을 반복하며 심각한 명예훼손을 하고 있어 고소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한 더 이상 가짜 뉴스를 통해 한국교계 지도자들을 거짓으로 이념적으로 공격하고 무책임하게 흠집 내는 일을 끝내기 위해 고발하게 됐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사과만 하면 언제든지 취하할 의사도 있음을 밝혔다.
특히 “어떤 주사파가 한국전쟁에서 북한과 싸운 미국 참전용사들을 14년째 초청해 보은행사를 하냐”며 “저도 똑같은 보수 우파에 서 있는 사람이며 다만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이 조금 다를 뿐”이라고 했다.
모 목사의 소강석 목사에 대한 공격적 발언은 물론 그 배경에는 기독교적 가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강석 목사를 잡아라”라는 영상 제목이나 내용 안에서 “전광훈 대표회장을 지키기 위해”, “전광훈 목사를 공격하는 이 정부에 협조하는 소강석 목사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등의 내용은 지켜야 할 가치나 이념 중심보다는 인물에 지나치게 치우친 듯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완인상덕 완물상지. “사람에 빠지면 모든 걸 잃는다.”
분명 리더는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사람에 빠지다 보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나 이념, 체재를 잃어버릴 수 있다. 지금은 기독교가치, 자유민주주의이념,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기에도 벅찬 시점이다.
기자의 시각 전민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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