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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 전별금 받고 은퇴하는 목사

  • 이정환
  • 입력 2011.06.09 00:01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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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야할 곳은 지하단칸 방, 부인은 파킨슨 병 앓아
오늘 김종구목사님이 이사를 갔다. 한 노회 안에서, 그리고 같은 시찰 안에서 함께 섬기던 작은 농촌교회를 은퇴하고 변변한 퇴임예배도 드리지 못한채 21년을 시무한 청량동교회를 떠났다. 인근에 있는 축복교회와 합병을 하고 두 교회가 합병하여 교인 수가 60여명이 되었다.
 
▲     © 황규학


 
노회가 개최된 후 은퇴예배라도 드리고 떠나라고 하였지만 축복교회를 담임하던 후배 목사가 합병된 교회에서 새롭게 일하는데 장애가 되면 안된다고 서둘러서 교회를 떠났다. 40대 중반에 소명을 받고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부임하여 21년을 섬기던 교회를, 정년을 2년이나 남겨두고 떠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그렇게 떠났다.

21년을 섬겨 온 목사님에게 교회가 드린 전별금은 1천 5백만원이다. 은퇴하는 목사에게 드릴 것이 없어서 70을 넘긴 장로님과 성도들이 눈물로 드린 퇴직금이다. 교회의 형편이 어려워 소속 노회인 서울북노회에 교역자복리기금 1천5백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청원해 논 상태다. 21년을 섬겨 온 목사에게 교회는 감사의 뜻으로 원로목사로 추대결의하였다, 그리고 월 20만원을 생활비로 지원하기로 하였다.
 
목사가 정년이 되어서 은퇴하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또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려운 농촌교회에 부임하여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하고 떠나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그러나 은퇴 후 아무런 생활대책도 없이 떠나는 모습에 마음이 저린다. 연금에 가입했다가 어려운 교회 형편으로 연금을 해약하고 몇푼 안되는 해약금을 헌금하는 목회자들이 농촌지역에는 절반도 더 된다. 사실상 은퇴 후에는 살아갈 길이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     © 황규학


총회장이 되려고, 연합기관의 장이 되려고 수억, 수십억씩 선거자금을 사용하는 귀족목회자들이나 은퇴비로 수억, 수십억을 받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마음이 상한다.
 
그런데 한 목회자의 은퇴가 마음이 아픈 것은 퇴직금 문제가 아니다. 정말 마음이 저리고 아픈 것은 김종구목사님 부인 때문이다. 김 목사님의 부인은 지금 파킨슨병 을 앓고 있다. 필자는 지난 해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과로나 몸살 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사모님은 5년 동안을 파킨슨병과 싸우며 혹 교인들이 알까 조심하며 지내왔다. 이제는 혀 신경이 손상되어 말 한마디 하는 것도 무거운 짐이 되고 부축 없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이렇게 병든 아내를 데리고 변두리 지하 단간 셋방을 얻어 이사를 했다. 남은 생을 그 지하방에서 살다가 하나님께로 갈 것이다.

그러면서도 "주님 은혜로 지금까지 고급 맨션에서 살았다"며 지난 날의 은혜를 고마워하는 김 목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슬픔이 북받치는것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 어려운 목회생활에도 김 목사님의 딸과 아들이 목회자가 되었다. 열악한 목회현장에서 고생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싫어서라도 목회자가 되는 것을 마다했을 것 같은데 그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회자가 되었다. 병든 아내와 함께 조용히 이삿짐을 챙기면서 김 목사님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목사님, 그리고 사모님, 안녕히 가십시오.
 
은퇴 선물
 
나는 그 분이 그렇게 큰 고통 중에 있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오직 주님과 교회 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아픔을 숨기고 견뎌온 지난 5년이, 온 몸의 신경과 근육이 마비되어 앉고 일어섬조차 할 수 없고 입술과 혀 근육이 굳어져서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는 파킨슨병의 고통을 참을 수 없어서 얼마나 울부짖고 또 얼마나 매달렸을까 생각하니 한 없이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 분은 그렇게 고통을 마시고 있을 때 우리는, 나는 지나가는 몸살 쯤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관심하였습니다. 나의, 우리의 무관심이 그 분에게는 질병의 고통보다
더 큰 아픔이었을지 모릅니다.
 
그 분은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하루하루를 정리할 때,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것에 매달리고 힘을 낭비하고 서로 비난하며 옹졸함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역자요 형제요 믿음의 식구라고 입에 발린 소리만 내 뱉었습니다. 이제 그 분의 남편이, 섬기던 작은 교회를 은퇴하고 자그만한 남의 집 지하 전세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병든 아내와 함께 마지막 세월을 보낼 그곳으로, 지금까지 주님의 은혜로 맨션에서 산 것이 너무 감사하다면서, 작은 지하 셋방도 대궐보다 더 귀한 하나님이 주신 보금자리라고 감사하면서눈물을 떨구는 그 분과 남편 목사님의 모습을 보는 것이
내게는 큰 아픔이었습니다.
 
형님, 종구 형님, 후배 목사님, 그리고 형수님, 당신과 당신들의 아픔을 알지 못했음에
미안하고 송구스럽고 죄송할 뿐 입니다. 알았다 한들 무슨 힘과 위로가 되었겠습니까마는
당신들에 대한 무관심이 내게 큰 슬픔이 되어 흐릅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김목사님께 도움을 주고자 하는 교회나 후원자가 있다면 1031192-01-000346(우체국, 김종구 목사)으로 후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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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2

  • 삶의 **2011-06-09 13:08:36

    에클레시안 황규학 목사님
    이글을 읽으면서 너무 맘이 아파서 그리고 지금도 이런 목사님이 계시므로
    희망이 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황목사님도 이런 글을 쓰실줄 아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확인하니 역시 황목사님이 아니셨군요
    이런 신금을 울릴수있는 글을 쓸수있는 분,
    또 이런 훌륭한 목사님이 눈에 보이는분은 그분 만큼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긍정적인분 이셔야 하거든요
    그런면이 황목사님에게도 있는줄 알고 감사할 뻔했습니다.

  • 은총2011-06-09 09:37:53

    목회를 하면 세상적 성공이 아무런 상관 없다는 것쯤은 알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왜 그냥 가슴이 미어지는지... 이 땅의 삶이 전부가 아니기에 하늘나라를 바라보며 이 땅의 한계를 이겨보지만.... 언제 부르실지 모르는 평범한 일상의 지하단칸방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주님께서 달려갈 길을 다 가신 노년에 은총 내려주시기를 두손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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